1. 그 후로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답장…… 오지를 않네.
  2. 그러게. 편지를 전해 준 병사 말로는……
  3. 촌장은 글을 안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읽긴 했을 텐데.
  4. 그런데도 답장이 없다니 뭐 때문인 걸까.
  5. 글쎄. 얽히고 싶지 않거나, 어머니나 나에 대해 잊어버렸거나.
  6. 아니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했었을 수도 있고.
  7. 지금 문득 든 생각이라 아무 근거도 없는 이야기지만.
  8. [HERO_MF]……
  9. 유감스럽다고 답한다
  10. 유감스럽지 않다고 답한다
  11. 솔직히 유감이야. 답장은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을 수확이라고 봐야 하나……
  12. 더는 알아볼 방법도 없는 것 같고, 이젠 어쩔 도리가 없다고 봐야겠네.
  13. 솔직히 난 실망 안 했어. 답장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것도 하나의 수확이니까.
  14. 그런가. 넌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15. 어머니의 과거가 궁금하긴 했지만, 알 수 없다면 그걸로 됐어.
  16. 너도 마찬가지로 자기 부모님에 대해선 마음 정리가 끝났잖아?
  17. 그야 그렇지만……
  18. 어떤 과거가 있다 한들 어머니는 어머니고 난 나야.
  19. 날 키워 주신 건 그분이고. 그 사실 말고는 아무렴 어때?
  20. ……맞아. 어떤 과거가 있었다 해도 너희 어머님은 너희 어머님이야.
  21. 그래, 너도 알겠지?
  22. 그리고 과거를 모르는 것도 나름대로 상상하는 맛이 있어.
  23. 상상…… 예를 들면, 사실 너희 어머님이 대귀족 출신이었다…… 같은 거?
  24. 나쁘진 않은데, 발상이 평범한걸? 세상에 이름을 떨친 뛰어난 유랑 기사였다거나……
  25. 아니면 포드라 밖에서 온 모험가였다거나. 괜찮지 않아?
  26. 아하하, 정말 그랬다면 굉장하겠네. 어머님이 박식하셨던 것도 납득이 돼.
  27. 그나저나…… 이번엔 내가 괜히 나서기만 하고 아무 도움도 못 됐네. 미안해.
  28. 그렇지 않아.
  29. 네가 말을 꺼내서, 어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니까.
  30.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해도 이번 일은 헛고생이 아니었어.
  31. ……응.
  32. 그럼, 난 간다. 볼일이 생각났거든.
  33. [HERO_MF]씨? ……어라, 아까 분명 여기 계셨는데.
  34. 앗, 네. 잠깐 볼일이 있다던데요. 용건이 있으시면 제가 들을게요.
  35. 그럼 이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