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후로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답장…… 오지를 않네.
- 그러게.
편지를 전해 준 병사 말로는……
- 촌장은 글을 안다고 했었지?
그렇다면 읽긴 했을 텐데.
- 그런데도 답장이 없다니
뭐 때문인 걸까.
- 글쎄. 얽히고 싶지 않거나,
어머니나 나에 대해 잊어버렸거나.
- 아니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어머니와 약속했었을 수도 있고.
- 지금 문득 든 생각이라
아무 근거도 없는 이야기지만.
- [HERO_MF]……
- 유감스럽다고 답한다
- 유감스럽지 않다고 답한다
- 솔직히 유감이야. 답장은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을 수확이라고 봐야 하나……
- 더는 알아볼 방법도 없는 것 같고,
이젠 어쩔 도리가 없다고 봐야겠네.
- 솔직히 난 실망 안 했어. 답장을 받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것도 하나의 수확이니까.
- 그런가.
넌 정말 그걸로 괜찮겠어?
- 어머니의 과거가 궁금하긴 했지만,
알 수 없다면 그걸로 됐어.
- 너도 마찬가지로 자기 부모님에 대해선
마음 정리가 끝났잖아?
- 그야 그렇지만……
- 어떤 과거가 있다 한들
어머니는 어머니고 난 나야.
- 날 키워 주신 건 그분이고.
그 사실 말고는 아무렴 어때?
- ……맞아. 어떤 과거가 있었다 해도
너희 어머님은 너희 어머님이야.
- 그래, 너도 알겠지?
- 그리고 과거를 모르는 것도
나름대로 상상하는 맛이 있어.
- 상상…… 예를 들면, 사실 너희 어머님이
대귀족 출신이었다…… 같은 거?
- 나쁘진 않은데, 발상이 평범한걸? 세상에
이름을 떨친 뛰어난 유랑 기사였다거나……
- 아니면 포드라 밖에서 온
모험가였다거나. 괜찮지 않아?
- 아하하, 정말 그랬다면 굉장하겠네.
어머님이 박식하셨던 것도 납득이 돼.
- 그나저나…… 이번엔 내가 괜히 나서기만 하고
아무 도움도 못 됐네. 미안해.
- 그렇지 않아.
- 네가 말을 꺼내서, 어머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니까.
-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고 해도
이번 일은 헛고생이 아니었어.
- ……응.
- 그럼, 난 간다.
볼일이 생각났거든.
- [HERO_MF]씨? ……어라,
아까 분명 여기 계셨는데.
- 앗, 네. 잠깐 볼일이 있다던데요.
용건이 있으시면 제가 들을게요.
- 그럼 이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