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태는 어때.
뭐 재미있는 변화는 있었어?
- 내 힘 말이야?
아니, 특별히 없는데.
- 으~음, 역시 그냥 사용하기만 해서는
안 되나 보네. 고마워.
- ………………
- ……너, 내 힘에 흥미 없다고
그러지 않았어?
- 대체 몇 번을 물어보러 오는 거야.
뭐, 상관은 없지만.
- 흥미가 생기게 해 주겠다고 한 건
너였을 텐데……
- 못 하겠다면 더는 물어보러 안 올 테니까
확실하게 말해 줬으면 좋겠어.
- 못 하겠다고 한다
- 그건 아니라고 한다
- 그래, 못 해.
- 뭐어?
네가 꺼낸 이야기잖아?
- 나를 부추겨 놓고선 너무한걸.
좀 더 노력해 봐.
- 아직 못 한다고는 할 수 없지 않을까.
- 그렇지, 좀 더 노력해 봐.
- 예를 들어 네가 그 힘에 눈뜨게 된
상황은 어땠어?
- 그걸 재현해서 확인해 본다거나……
- 제일 처음에는 빈사 상태였을 때였어.
- 강적에게 맞고 날아가서, 못 일어나는
상태에서 이대론 못 죽어! 했더니……
- 힘을 쓸 수 있게 됐어.
- 그렇구나…… 그걸 재현하고 싶진 않네.
네가 정말 죽어 버리면 큰일이니까.
- 다른 조건만 고려해 볼까……
- 싸운 상대는 누구였어? 시간과 장소는?
네 의지의 정도도 영향이 있을까?
- 상대는…… "잿빛 악마"였어.
부탁하면 대련 정도는 해 줄걸.
- 상대는…… "잿빛 악마"였어.
더는 검을 맞댈 수 없지만……
- 상대는…… "잿빛 악마"였어.
전장에서 또 싸울 수 있다면 좋겠지만……
- 장소는 어딘가의 숲이었어.
시간은 밤, 그러고 보니 보름달이 떴어.
- 남은 건…… 강하게 빌어야 하나?
죽을 위기에 처했을 때만큼은 힘들 텐데.
- 그러게.
조건을 갖추는 건 상당히 힘들겠어.
- 네 힘이 문장처럼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발휘되는 형태라면……
- 관측하기 위해서는 전장에서 계속
네 곁에 있어야겠네. 귀찮은데……
- 포기를 제안한다
- 응원한다
- 귀찮다면 포기해도 돼.
- 그래, 우리의 관계성에 대해서
좀 다시 생각해 볼게.
- 나보고 노력해 보라고 했잖아,
너도 좀 노력해 봐.
- 글쎄, 노력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