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맞다, 저번에 귀족의 다과회라는 것에 동석하게 되었거든.
  2. 귀족? 혹시 페르 말이야? 그 사람은 다과회 좋아하지.
  3. 귀족? 혹시 실뱅 말이야? 여성과 함께 마시는 자리였으려나.
  4. 귀족? 혹시 로렌츠 말이야? 그 사람은 다과회 좋아하지.
  5. 아니, 호위 임무를 겸해서라고 할까? 그래서 차 한 잔을 대접받았는데……
  6. 호위 임무를 겸해서, 였어. 그래서 차 한 잔을 대접받았는데……
  7.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 맛있다고도 맛없다고도 못 하겠던데.
  8. 맞아. 그런 자리에서 하는 식사는 맛 같은 건 잘 안 느껴지지……
  9. 그래, 너무 고급이면 말이야.
  10. 전에 네가 노래해 준 적이 있었잖아? 가극 일부를 조금 불러 줬던 거.
  11. 그때 일이 생각나서…… 나에겐 그런 소양이 없는 거 같아.
  12. 노래를 즐겁게 듣는다든가, 맛있는 걸 맛있게 먹는 건……
  13. 누구에게나 있는 권리야. 평민이라서 없다거나 하는 건 아니야.
  14. 수긍한다
  15. 반론한다
  16. 나도 그랬으면 좋겠어.
  17.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거야?
  18. 그렇다고는 하지만.
  19. 예를 들면 난, 용병 시절에 밥 같은 건 먹을 수만 있는 거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20. 이 군대에 소속되고 나선 확실히 입이 고급이 됐거든. 맛있는 걸 먹고 싶어졌어.
  21.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알 기회가 없다면 그것을 맛있다고 생각하지 않잖아?
  22.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야. 아니긴 한데……
  23. 그렇구나…… ………………
  24. 도로테아?
  25. 미안, 조금 생각하느라. 확실히 당신 말대로일지도 몰라.
  26. 있지, [HERO_MF]……
  27. 왜 그래?
  28. 난 처음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노래했어. 그러다 마누엘라 선배 눈에 들었고.
  29. 가극단에 들어간 뒤로도 아무튼 푹 빠져서, 내 노래를 모두에게 들려주고 싶었어.
  30. 하지만 가희가 되어 많은 귀족에게 인기를 얻게 되면서……
  31. 나는 어느샌가 그런 사람들에게 맞춰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걸지도 몰라.
  32. 소양과 지식이 없으면 이해할 수 없는 고급 노래를……
  33. 부정한다
  34. 동의하면서도 격려한다
  35. 아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건……
  36. 원래 내가 노래에 흥미가 없던 것도 컸다고 생각해.
  37.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38. 네 노래가 대단한 건 틀림없어. 너 자신이 나쁜 것처럼 말하지 마.
  39. 고마워. 하지만…… 좀 깊게 생각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