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후우…… 오늘 훈련은 만족스럽지 못했어. 더 단련해야겠는걸……
  2. 너도 참, 정말 한결같구나. 보고 있으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3. 왜 네가 미안해하는 거야? 내가 미숙하다는 얘기잖아.
  4. 두고 봐, 실뱅. 다음 전투에선 저번보다 두 배는 활약하고 말 테니까.
  5. 그런 이야기가 아니야. ……끌어들였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6. 우리에게 있어서 이 전쟁은 자기 집안이 망하느냐 마느냐의 싸움이야.
  7. 지면 집도 가족도, 나고 자란 고향마저 모두 잃게 되겠지.
  8. 하지만 넌 우리와 다르잖아? 넌…… 원하는 곳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야.
  9. 그렇네. 하긴 나는 떠돌이니까.
  10. 너한테 「고향」이라고 할 만한 곳은 없어?
  11. 일단 있긴 있는데……
  12. 그 산속 마을을 고향이라 불러도 될지는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어.
  13. ………………
  14. 아마 난 평생 이해할 수 없겠지. 너희의 고향에 대한 마음을.
  15. 그럼 넌 폐하한테 받는 돈 때문에 이렇게 진지하게 일하는 거란 말이야?
  16. 그렇다고 대답한다
  17. 아니라고 대답한다
  18. 돈을 받았으면 당연히 그만큼 일해야지. 동료를 지키고 싶단 마음도 있지만.
  19. 아하하, 너답게 명쾌한 대답이군. 뭐, 그런 것도 싫지는 않지만……
  20. 내가 열심히 일하는 건, 이번엔 꼭 동료를 지키고 싶어서야. 물론 돈도 중요하지만.
  21. ……훗. 그렇구나. 제법 닭살 돋는 말도 다 하잖아.
  22. 지금의 내겐 동료가 있는 이 나라가 고향 같은 거니까.
  23. 하하. 이렇게 살기 힘든 나라를 고향 같은 거라니, 용케도 말하네.
  24. 춥고, 빈곤하고, 무엇보다 오락이 부족해! 덤으로 스렝이라는 적까지 딸려 있어.
  25. 그거야 뭐, 부정할 순 없지만…… 그래도 너희에겐 소중한 고향이잖아?
  26. 그래…… 그렇지. 그것만은 분명해.
  27. 그런 재미없는 고향을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겠지.
  28. 전쟁이 끝난 뒤는 몰라도, 지금은 나도 온 힘을 다해 너희를 돕겠어.
  29. ……아, 맞다. 전쟁 하니 생각난 건데, 전에 도면을 보여 줬던 마도 포대……
  30. 다음에 실험을 함께해 주지 않겠어? 시험해 봤더니 위력이 참 안타깝더라고!
  31. 그래, 좋아. ……역시 완성은 한참 멀었나 보네?
  32. 너무하네, 일단 여러모로 시험은 하고 있어. 마도학원에 연락도 해 봤고.
  33. 후후,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조만간 성공할 거야.
  34. 난 알아. 네가 의욕을 보일 땐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