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어, [HERO_MF]. 너도 낚시하러 온 건가?
  2. ……! 으, 응.
  3. 그리 경계하지 마라. 지금 우리는 아군이잖냐.
  4. 그렇긴 한데, 아직 익숙하지가 않네.
  5. 이제 서로 죽일 필요도 없어. 사이좋게 나란히 낚싯줄이나 늘어뜨리자고.
  6. 너도 용병이니 알 테지? 계약이 끝나면 적도 아군도 없다는 것을.
  7. 그것도 알지만…… 당신, 날 기억 못 하는구나.
  8. 엉? 무슨 소리야?
  9. 나는 예전에 베를링 용병단에 있었어.
  10. 베를링…… 아, 그 여장부네에 있었군.
  11. 그래, 당신한테 박살 난 용병단이지. 단장도, 동료도, 당신들과 전투하다가 죽었어.
  12. 그래서 그랬군…… 나를 원망하나?
  13. 긍정한다
  14. 부정한다
  15. 그야, 원한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나는 그 용병단이 좋았으니까.
  16. 단장도 그렇고 동료들과도 죽이 잘 맞았거든. 마음이 편했어. 정말로.
  17. 그런데…… 갑자기 모두를 잃었으니. 당시엔 강한 척했지만, 외로웠지.
  18. 아니. 일일이 상대를 원망했다간 용병 일 같은 건 못 하지.
  19. 하지만, 많이 힘들긴 했어. 나는 그 용병단이 좋았거든.
  20. 단장도 그렇고 동료들과도 죽이 잘 맞았고. 마음이 편했어. 정말로.
  21. 그래서, 그 후에 맹세했어.
  22. 언젠가 더 강해져서 당신이나 "잿빛 악마"를 쓰러뜨리겠다고.
  23. 하지만, 우리가 동료가 되어 버려서 그 맹세도 이루지 못하겠군.
  24. 그렇게 됐지……만, 한편으로 안심하는 마음도 있어.
  25. 당신이면 몰라도 "잿빛 악마"한테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니까……
  26. 어이,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데. 나라면 이길 수 있다는 거야?
  27. 해 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당신.
  28. 사이좋게 낚싯줄을 늘어뜨리자더니 아까부터 전혀 준비에 진전이 없잖아.
  29. 낚싯바늘이…… 잘 안 달려서 말이지.
  30. ……줘 봐. 달아 줄게.
  31. 하하, 잘하는데. 고마워.
  32. 당신, 전설의 용병이라고 불린다며? 근데 의외로 손재주는 별로 없네.
  33. 전설은 죽은 사람한테나 붙는 말이잖아. 나는 아직 살아 있다고.
  34. ……이봐, 베를링 일 말이다만. 미안했다.
  35. 소영주끼리 허세를 부리는 게 다인 자질구레한 전투였잖냐.
  36. 그 녀석이 덤벼 오지만 않았으면 베지 않고 끝낼 수도 있었는데……
  37. 베를링 녀석, 우릴 쓰러뜨려서 명성을 날리겠다며, 이상하게 의욕이 넘치더군.
  38. [BYLETH_MF]도 적당히 봐줄 여유가 없었어. 변명거리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39. ……옛날 일이야. 당신은 용병으로서의 일을 했을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