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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페르디난트. 너도 궁성으로 돌아왔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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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너처럼 공무가 있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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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굳이 제도까지…… 에기르 전 공작을 만나러 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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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지하 감옥에 계신 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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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부끄럽게도 처음 지하에 가 봤어. 위험하니 다가가지 말라고 아버지가 그러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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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끔찍한 곳은 아니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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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할까…… 이야기에서 나올 법한 무시무시한 감옥을 상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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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그런 곳도 있기는 해. 나도 한 번밖에 내려가 본 적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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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기르 전 공작이 있는 감옥보다 더 밑…… 어둠 속에서, 쥐가 돌아다니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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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그렇군. 아버지는 못 견딜 만한 곳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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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만, 그 정도면 괜찮은 대우라는 말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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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건강에는 신경 써 주고 있을 거야. 그 외에는 본인의 마음가짐 나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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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도 지금 상황에 불만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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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서 제대로 심판받고, 죄에 걸맞은 벌을 받길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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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안 끝내면 휴베르트가 시끄럽게 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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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하지만 아직 많은 죄에 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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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할 줄도 알아야 해. 그 정도의 대귀족이면 매수나 증거 조작도 간단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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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 있는 기록이 믿을 만한 게 못 된다는 건 알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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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물론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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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아버지가 부정을 저지른 증거를 찾았었어. 이미 오래전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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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에 관한 기록이었지. 그걸 발견한 난 언젠가 아버지를 단죄할 생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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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걸. 네 손으로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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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관학교에서 배우면서, 빈틈없이 준비하고자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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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훨씬 전에 네게 선수를 빼앗겨 버렸어. 참 우스운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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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경애해 왔어. 그 마음을 억누르고 단죄하겠노라 다짐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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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을 잃은 두 개의 마음을, 나는 아직도 그대로 품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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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구나. 그래서, 넌 그대로 멈춰 서 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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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제국의 재상이 되어서, 내게 간언하며, 나를 능가하겠다고 하지 않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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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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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지금도 아버지와 대화할 수 있고, 또 아버지를 단죄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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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이 향할 곳은 아직 존재한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