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즈 & 디미트리 A - 지원 회화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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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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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 오늘은 모처럼 휴가잖아? 왜 그렇게 어두운 표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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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심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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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바쁘게 일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자니 무척 답답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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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며칠씩 쉬라는 것도 아닌데. 가끔은 느긋하게 지내면 좋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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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나쁜 버릇이야. 왜 그렇게 일을 하고 싶어 안달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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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내 의무…… 아니. 내가 그런 식으로밖에 살 수 없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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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아들로서 포드라에 태어난 이상, 이 목숨은 처음부터 내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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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참극에서 살아남은 나만이 짊어질 수 있는 사명이 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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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했다가, 결국 모든 일이 잘 안 풀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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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거기에 만족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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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모두를 조금이라도 행복하게 하고 싶어. 그날 죽은 자들도, 지금을 사는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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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상을 아무 희생도 없이 이룰 수 있으리라고는 나도 생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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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 이상 따위에 휘말린 탓에 다른 누군가가 고통받는 건 용납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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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짊어질 수 있는 짐은, 그냥 짊어지고 마는 게 훨씬 편해. 내 입장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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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싶다지만, 네 행복은 어디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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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사람이 주변 사람을 어떻게 소중히 여기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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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말하면 반박할 말이 없군. 하지만 내 행복이라…… 난감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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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 지금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행복. 행복……이라.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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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르는 건데. 네가 기쁘다고 느끼는 건 어떤 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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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이기던 상대를 이겼을 때나, 승리해서 살아남은 뒤의 연회나, 그런 거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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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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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런 행복을 누릴 권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혹시 허락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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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평온히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서 그들의 웃음을 보며 죽고 싶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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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전부터 계속 생각하던 건데, 엄청 우울한 성격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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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행복에 대해 떠올리는데 하필이면 죽는 순간이 튀어나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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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그런가? 하지만 달리 행복이랄 게…… 어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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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거 더 없어? 예를 들면 어서 전쟁을 끝내고 다 같이 승리를 축하한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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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나 다른 친구들에게 말하면 분명 기뻐하며 성찬을 차려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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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게 그런 건 과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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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너희가 기뻐하는 표정을 볼 수 있다면, 그것도 괜찮을지도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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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확실히 넌 「백성을 생각하는 인자한 왕」이 되긴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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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좋아. 바꿀 수 없는 천성이랄까, 네가 평생 짊어지고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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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가 네 몫까지 멋대로 널 소중히 여기겠어.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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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작으로 휴가를 만끽하게 해 줄게. 우선은 나들이야, 디미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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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HERO_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