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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릭씨, 책 찾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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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키홀 용병 총론』이란 책입니다. 좀 참고할 게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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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홀 용병 총론』…… 분명 사관학교에 있을 때 살짝 봤던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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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다음 작전을 준비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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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뭐…… 조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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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로드릭씨. 당신치고는 별로 시원치 않은 대답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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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_MF]님, 제랄트 용병단과 싸웠을 때를 기억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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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격렬한 전투였는데. 잊어버릴 리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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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겠네요. 그 전투가 있었기 때문에 용병단 사람들도 가담해 준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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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싸울 때 무아지경이었던 탓에 자세한 건 기억이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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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한 전투였으니, 무리는 아닙니다. 그 전장에서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대단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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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싸움의 주도권은 잡았지만 하나라도 잘못했으면 쉽게 패배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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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랬다면 본진을 맡고 있었던 저도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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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위험한 전투이긴 했어. 내내 외줄 타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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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봬도 군사를 거느리고 있던 몸인지라 그리 노련한 용병술을 보면 분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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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그림을 보고 적의 움직임을 읽기 위해 위대한 선조들의 지혜를 빌리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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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구나, 로드릭씨는. 이미 충분히 경험은 풍부할 텐데, 향상심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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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지는 걸 싫어할 뿐이지요. 저에겐 변경백과 같은 교활함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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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왕 폐하처럼 단신으로 전세를 뒤집을 막무가내식의 무용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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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하나라도 더 정석을 익히려는 겁니다. 상대가 책사나 무인이라도 이길 수 있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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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당신이 자신과 펠릭스는 그렇게까지 닮진 않았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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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을 갈고닦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점은 펠릭스와 판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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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를 닮는다는 건 사실일지도 몰라. 디미트리도, 실뱅도, 펠릭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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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를 닮는다는 건 사실일지도 몰라. 디미트리도, 펠릭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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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간을 들여 쌓아 온 노력이 당신을 강하게 만든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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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이번엔 겸손해하는 대신 순순히 받아들이도록 하지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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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의 당신이라면 변경백이나 선왕과 싸우더라도 이길 수 있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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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글쎄요. 예전의 저에게 있어 그들의 등은 멀게만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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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변경백은 몰라도, 적어도 선왕 폐하의 등은 영원히 멀게 느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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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버린 사람을 추월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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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기에 계속 공부하는 겁니다. 영원히 닿지 않는 자의 등을 목표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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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럼 이번엔 내가 당신의 등을 쫓아가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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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반드시 넘어설 테니까 그때까지 죽지 마, 로드릭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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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그렇다면 쉽게 추월당하지 않게 저도 노력을 계속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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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키홀 용병 총론』이라고 했지? 그런 거 잘 알 것 같은 사람에게 물어보고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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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겨울엔 고향에 돌아갈 수 있을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