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데르.
이 몸의 명령을 들은 게 맞나?
- 예, 물론입니다.
- 그런데 왜 우리가 아직도 이쪽 산에서
저 망할 성채를 쳐다만 보고 있는 거지?
- 당장 돌파할 수 있을 만큼의 병사를
모으라고, 이 몸이 명령했을 텐데.
- 병사의 숫자로는 우리가 훨씬 유리합니다.
- 다만 적장 홀스트의 지휘가 뛰어나
적군의 사기가 전혀 떨어지질 않습니다.
- 호오, 팔미라의 차기 왕이 될 이 몸보다
겁쟁이 야만족의 장수가 뛰어나단 말이냐?
- 그런 뜻이 아닙니다. 단지, 성채를
함락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는 뜻으로……
- 뭐, 됐다.
이 몸이 알아본 바로는……
- 제국은 황족과 귀족의 권력 다툼을, 왕국은
왕족끼리 왕위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더군.
- 지원군 따위가 올 리는 없을 테니,
천천히 짓밟으면 될 일이다.
- 그렇게 잘 풀릴지요? 부왕께서도
지금은 칠 때가 아니라 하셨는데…
- 흥…… 상황이 바뀌었질 않느냐.
아버님도 칭찬해 주실 거야.
- 게다가 최근 칼리드의 행방이 묘연하다.
뭔가 일을 꾸미고 있을지도 몰라.
- 여기서 내가 포드라를 정복하기만 하면
녀석이 뭘 하든 왕위는 이 몸의 것이 된다!
- 샤하드님! 적의 증원군이 도착했습니다!
- 뭐야? 아니지, 증원군 따윈
얼마 되지도 않을 거다!
- 이쪽도 남은 병력을 투입해
한꺼번에 쓸어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