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하, 제국군이 왕국 서부를 향해 군사를 출발시켰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2. 서부는 이제 겨우 안정을 되찾은 참인데, 도우러 가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폐하.
  3. 마테우스령에는 로드릭을 파견했어. 지금 나눠 줄 수 있는 만큼의 병사도 보냈고.
  4. 아네트나 구스타브도 남작에게 보냈지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5. 물론 우리도 당장 달려가고는 싶지만 상황을 보면 그럴 수도 없어.
  6. 그래…… 클로드가 적으로 돌아선 이상 우리도 섣불리 움직여선 안 돼.
  7. 북동부에서 조금이라도 군사를 움직이면 바로 동맹군이 공격해 올 거다.
  8.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전력을 나누어 견제와 요격을 철저히 하는 것뿐이겠군요.
  9. 이런 상황은 피해야 했지만, 양국이 손을 잡는다는 건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10. 멧돼지. 손 놓고 있을 거야? 이대로 가다간 밀리고 말 텐데.
  11. 궁여지책이긴 하지만…… 서부에서는 제랄트 용병단을 고용했다고 들었어.
  12. 마그드레드 가도에서 활약한 용병단이니, 이번에도 틀림없이 활약해 주겠지.
  13. ……결국 그런 전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군.
  14. 공작, 그리 비관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국이 최근 급격히 개혁을 추진하는데……
  15. 동맹과 협조하는 것도 그렇고, 그런 변혁을 모두가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진 않습니다.
  16. 왕국을 제압하고자 서두를수록 등잔 밑이 어두워지게 될 겁니다.
  17. ……즉, 제국은 내란이 일어날 거다?
  18. 그런 가능성에 기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런 소문도 있다는 이야기야.
  19. 묵은 관습의 철폐를 부정하지는 않아…… 하지만 강행하면 나라가 내부부터 무너져.
  20. 우리도 최근 몇 년간은 개혁의 뒤처리에 계속 쫓겨 온 거나 다름없었으니까.
  21. 맞아…… 변혁에는 고통이 따른다고 하지만 졸속한 변혁은 되레 나라를 썩게 할 뿐이야.
  22.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걸까요? 다른 나라에 강요하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23. 서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었다면 협조하는 길도 있었을지 몰라. 하지만……
  24. 우리는 이미 동료를 많이 잃었어. 애쉬도, 잉그리트도……
  25. 우리는 이미 많은 동료를 잃었어. ……잉그리트처럼 말이지.
  26. ………………
  27. ……그들이 무얼 위해 목숨을 잃었나. 그걸 생각하면…… 돌이킬 수가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