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서, 왕국은 대규모 군사를 서쪽
……아리안로드를 향해 전진시킬 건가 봐.
- 네, 그런 것 같더군요.
이쪽도 정보는 확인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내가 보기엔 좀 의심스러운
움직임이어서 말이지.
- 흐음…… 위장이란 말씀입니까?
그렇다면 목적은 한정되겠군요……
- 가령 디아도라 같은 곳을, 제국을 제쳐 두고
공격할 거라곤 생각되지 않습니다.
- 목표가 될 만한 곳은 가르그 마크 외에는
없을 것 같은데요?
- 뭐, 그렇게 되겠지.
……혹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까?
- 거길 내줄 수는 없어.
방어 병력을 늘려야겠네.
-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왕국에 침공할 병력을
줄일 수도 없어. ……총력전으로 갈 거야.
- 역시 국력에 여유가 있는 제국의 황제구나.
동맹은 그렇게는 못 하는데.
- 뭐, 좋아.
내 추측을 얘기할게.
- 만일 그들이 가르그 마크를 공격한다면
서쪽 경로는 쓰지 않을 거야.
- 아리안로드와 가르그 마크 제국군 사이에
끼여서 오히려 당하게 될 테니까.
- 그렇다면 녀석들은 어느 쪽에서 올까?
- 가르그 마크의 북쪽, 아릴 계곡을 통해
올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구나.
- 그래…… 우연히도 우리가 진군하려던 곳인
"연옥의 계곡" 아릴에서 올 거야.
- 그렇게 되면 세이로스 기사단도 총력을
기울여서 출진하겠지. 상당한 대군일 거고.
- 가령 그렇다고 한다면, 귀하는 어떻게
움직이고 싶으신지요.
- 충돌을 피하고자 우리의 진군로를
변경하자는 말씀이신지?
- 아니, 그 반대야.
우리가 협력해서 군을 움직이면……
- 어차피 왕국은 눈치채게 될 거야.
그럴 바에야 아릴에서 맞부딪치자는 거지.
- 흠…… 아릴이 거대한 계곡이기는 하나
그래 봤자 「계곡」입니다.
- 지형이 험해 병력으로 밀어붙여 싸울 수도
없으니, 머릿수로 밀리는 적에겐 이득이지요.
- 상대는 기꺼이 덤비겠지만……
이쪽이 어울려 줄 의미가 있을까요?
- 있어. 너무 우위를 점하려고만 하면
되레 당하게 되는 법이야.
- 이길 수 있으면 상대를 같은 무대로 끌어
올리는 게, 승리의 열쇠라고 생각해.
- 그리고, 나는 최대한 희생을 줄이고 싶어.
이 한 번의 전투로 끝낼 수 있으면 좋겠어.
- ……그런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약해지네.
뭐, 그 방침에 이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 ………………
- 그런데 힐다님, 무언가 의견이 있으신지요?
줄곧 생각에 빠져 계신 것 같습니다만.
- 응? 뭐, 나?
난 딱히 없어~
- 클로드 부탁으로
따라만 온 거라서.
- 하지만 빨리 마무리 지을 수 있다면
그게 좋을 것 같긴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