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말은 역시 귀하들이 선왕 폐하를
시해했다는 뜻인가, 마테우스 자작.
- 억울한 자들에게 죄를 덮어씌워 가며……
귀하들은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건가.
- 우리는 우리의 정의를 따랐을 뿐.
스스로의 행위에 부끄러움은 없네.
- 어쩔 수 없었습니다, 남작.
우리라고 좋아서 배신한 게 아니에요.
- 선왕 폐하의 정책은 우리 영주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이 아니었습니다.
- 왕 가까이에서 우대를 받던 동부 제후는
그 정책에도 순순히 따랐을 테지만……
- 우리 서부의 백성은 그것을
받아들이길 거부했을 뿐일세.
- 귀하들의 사정도 이해는 가지만, 난
귀하들의 생각이 정의라곤 생각하지 않아.
- 나 또한 선왕 폐하의 치세에
이의가 없었던 건 아니네.
- ……급진적인 개혁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는다고는 할 수 없는 법.
- 허나 그러한 점을 이해하고 나서
나는 선왕 폐하의 의사에 따랐던 걸세.
- 불만이 있다면 간언하면 될 일이었어.
살해를 모의하기 전에 대화를 나눠야 했다고.
- 이쪽에서 이의를 제기하더라도
신봉자 녀석들에게 묵살당하기만 했을 겁니다.
- 아니. 무엇이 문제인지 제대로 말했더라면
선왕 폐하께서도 마주 대해 주셨을 걸세.
- 신하의 책무를 게을리하고, 제국과 획책해
그런 비열한 수단을 써서 왕을 시해한……
- 그 태만의 응보를 받을 차례가
지금 이렇게 돌아온 게지.
- 어머, 마치 자기는 다르다는 듯이
말씀하시네요, 남작.
- 코넬리아…… 이 여우 같은 것.
- 후후훗, 태만의 응보라니,
더러운 세이로스교의 가르침도 아니고.
- 애당초 이렇게 우리 쪽에 가담한 지금,
당신도 같은 패거리잖아요?
- 한껏 혼란을 일으켜 보시죠.
퍼거스에, 그리고 이곳 포드라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