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봐, 뭐가 문제지. 평소보다 얕게 파고드는군.
  2. 넌 그런 차이도 간파하는구나. 아니, 이래저래 생각할 게 있어서……
  3. 생각에 몰두하다 보니 네 검이 다가와서, 그만 어중간한 공격을 하고 말았어.
  4. 훈련 중에 쓸데없는 생각 마. 검이 둔해지면 상대하는 나한테도 민폐라고.
  5. 넌 이따금, 정말 아무런 전조도 없이 집중이 흐트러질 때가 있더군.
  6. 아군을 상대로 한 훈련 중이니 망정이지, 전장에서 그러면 목숨이 날아갈 거다.
  7. ………………
  8. 이봐, 전에도 말했을 텐데. 할 말 있으면 빨리 말하라고.
  9. 말한다
  10. 말하지 않는다
  11. 아니, 펠릭스는 나도 잘 관찰하고 있구나 싶어서.
  12. 이 정도는 검만 주고받아도 알 수 있어.
  13. 그리고…… 저번 일 좀 갚아 준 걸로 이러쿵저러쿵 투덜대지 마.
  14. 하하, 불평하는 건 아니야.
  15. 아니. 저번하고 다르게 할 말이 있었던 건 아니야. 정말로.
  16. 흥…… 뭐, 됐다.
  17. 그나저나 알 수 없는 게 하나 있는데. 네…… 그 검. 누구에게 배웠지?
  18. 기사의 검술이 아닌 건 분명한데, 용병의 검술이라기에도 독특한 자세야.
  19. 따로 스승이 있는 건 아니야. 뭐…… 독학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
  20. 물론, 이런저런 용병단에서 검을 잘 쓰는 녀석들에게 배우긴 했지만.
  21. ……그렇군, 납득이 돼. 어쩐지 묘하게 읽기 힘든 움직임이더라니.
  22. 검술에는 정석이란 게 있어. 그건 기사의 검도, 용병의 검도 마찬가지야.
  23. 하지만 네놈의 움직임은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 그 이상한 검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24. 그렇네, 검을 뽑을 필요가 없으니까. 필연적으로 보통 검술과 다른 동작이 되지.
  25. 그렇게 보면 어설프게 가르침을 받느니 독학으로 검을 배워서 다행이었을지도 몰라.
  26. 독자적인 검술이라. 흥미롭군…… [HERO_MF], 그걸 가르쳐 줘.
  27. 하지만 내 검은 나밖에 못 쓰니까 똑같이 움직일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는데.
  28. 그건 내가 해결할 문제야. 「독학」으로. 전투 방법은 많이 배워 둬서 나쁠 것 없지.
  29. 승낙한다
  30. 거절한다
  31. 알았어. 자신은 없지만, 내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쳐 볼게.
  32. 대신 나한테도 가르쳐 줘. 전투 방법은 배워 둬서 나쁠 것 없댔지?
  33. 그만두는 게 좋을걸. 누구한테 가르쳐 줄 만한 훌륭한 검술도 아닌데.
  34. 쳇, 그럼 넌 그대로 내 대련 상대나 하고 있어.
  35. 가르칠 생각이 없다면 내가 멋대로 기술을 훔치면 그만이니.
  36. 뭐, 멋대로 훔치는 건 괜찮은데…… 나도 네 기술을 훔칠 거야.
  37. 네 검은 기사의 검처럼 보여. 그런데도 기사답지 않아. 좋은 의미로.
  38. 말로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고 해야 하나……
  39. 우리의 검술을 잘 조합하면 분명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40. ……그럴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