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마침 잘 왔다.
[HERO_MF], 부탁이 있는데……
- 너, 싸울 때 쓰는 검이 한 자루 더 있지?
잠깐 그것 좀 보여 줬으면 하는데.
- 승낙한다
- 주저한다
- 상관은 없는데…… 솔직히 뜻밖인걸.
네가 그 검에 관심이 있었다니.
- 그다지 다른 사람한테 내보일 만한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 미안하지만, 부탁 좀 하자.
꼭 좀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
- 별 수 없지. ……하지만 솔직히 뜻밖이야.
네가 그 검에 관심이 있었다니.
- 디미트리나 펠릭스처럼 무기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녀석들이면 또 모를까.
- 나도 일단 고티에 가문의 적자거든.
어릴 적부터 무구 종류에는 익숙해.
- 하지만 넌 매번 훈련도 대충……
아니, 됐다. 자, 이거면 돼?
- 고마워. 이렇게 보니 신비로운 검이네.
재질은 뭐지? 철이나 강철……은 아니군.
- 미안하지만, 몰라.
나한테 물어봐도 곤란해.
- 그럼 그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건
어떤 원리야? 마법의 일종인가?
- 마법은 아니지. 뭐라고 해야 하나……
내가 원하면 그에 응해 주는 거야.
- 잘 모르겠네. 그럼 질문 하나 더.
그 검…… 우리도 쓸 수 있을까?
- 아마 안 될걸.
내가 손을 떼면 사라지거든.
- 이봐, 실뱅. 왜 그렇게
내 검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거야?
- 왜냐니, 이런 강력한 무기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않겠어?
- "영웅의 유산"은 하나로 수백, 사용자에
따라선 수천 명도 당해 내는 물건이지만……
- 사용자가 죽으면 끝인 데다가,
무엇보다 문장이 없으면 못 쓰지.
- 그 검처럼 편리한 물건을
다들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 그건 어려울걸. 애초에 나도
이 검의 정체를 모르니까.
- 그렇겠지…… 비슷한 것을 만들려고 해도,
그리 쉽게는 안 될 것 같아.
- 비슷한 것을 만든다, 라……
너도 나름대로 여러 생각을 하고 있구나.
- 이래 봬도 난 왕국 귀족의 후계자라고.
나름대로 생각은 하지. 무엇보다……
- 다들 유산에 의지하지 않고 싸울 수 있게 되면
우리 귀족들의 책임도 조금은 줄어들 테니까.
- 그럼 나도 사관학교 시절처럼
매일 편하게 놀 수 있지 않겠어? 하하하!
- 아니, 그건 관두는 게 좋을걸.
지금 한 말, 잉그리트에게 전해 둘게.
- 아니, 그건 관두는 게 좋을걸.
지금 한 말, 디미트리 쪽에 전해 둘게.
- 으헉, 좀 봐줘라. 사람이 어떻게 그러냐!
……자! 검이나 좀 더 보여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