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훈련, 힘들었어……
다리가 다 후들거리네.
- 정신 차려. 언제 우리가
전투에 나가게 될지 모른다고.
- 그, 그래.
마음 단단히 먹어야지……
- ………………
- 왜 그래? 또 다른 생각 중이야?
요즘 상태가 이상한데, 메르세데스.
- 어머, 그런가……?
기운이 없거나 한 건 아닌데.
- 그래? 전에 과자를 대접해 줬을 때도 그랬지만,
왠지 모르게…… 쓸쓸해 보이는 것 같아.
- ………………
……후훗. 역시 넌 알아채는구나~
- 친구와 함께 과자를 먹거나……
견습 애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거나 하면……
- 문득 한 번씩, 이 전쟁이
시작되기 전 일을 떠올리게 돼.
- 시작되기 전이라면…… 사관학교 때 말이야?
- 응. 그리고, 동생이랑 어머니랑,
가족 셋이서 살던 때도……
- 왕도의 마도학원에서 친구들과 책상에
나란히 앉아 함께 공부하던 때도 그렇고.
- 그 시절에도 이래저래 힘들었지만,
할 수만 있다면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 네가 그렇게나 감상에 젖다니, 별일이네.
- 맞아. 나 스스로도 좀 뜻밖이야~
계속 흘러가는 대로 살아와서……
- 난 무엇 하나 내 뜻대로 이뤄 본 적이 없다고,
그렇게 생각했어.
-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날들이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깨닫게 돼.
- 이렇게 지난 일만 그리워하면
안 되는 건 알고 있지만……
- 그렇다고 답한다
-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 맞아. 예전으로 돌아갈 순 없어.
그럼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편이 훨씬 낫지.
- 전쟁이 일어나 버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 미래의 자신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시간을
쌓아 나가면 되는 것 아니겠어?
- ……고마워, [HERO_MF].
넌 무척 강한 사람이구나~
- 그렇지는 않아. 감상에 젖지 말라는
규정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 추억 하나둘쯤 그리워한다고 해서
아무도 화 안 내.
- ……고마워, [HERO_MF].
넌 무척 상냥한 사람이구나~
- 우선은, 그런 마음을 혼자 끌어안는 걸
그만두면 되지 않을까?
- 평화롭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건
쉽게 이룰 수 없는 꿈이겠지만……
- 같이 밥을 먹고, 약한 소리를
들어 주는 정도는 나도 할 수 있어.
- 정말? 너무 기뻐.
그럼…… 지금 바로 다과회를 할까?
- 그, 그래. 상관은 없는데…… 또?
- 응! 저번에 급여를 받아서
또 과자 재료를 사 왔거든~
- 전에 너랑 과자 얘기 했던 적 있지?
나도 나무 열매로 과자를 만들고 싶어져서.
- 하하…… 그렇구나, 그거 괜찮네.
어떤 과자가 나올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