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렇군. 그럼 이반 가문은 블레다드가의 분가에 해당하는 건가.
  2. 네. 사실, 모든 귀족이 혈통을 거슬러 올라가면 거의 친척지간이긴 합니다만.
  3. 공작은 카론의 문장을 갖고 계시고, 선대의 선대께선 프랄다리우스의 소문장을……
  4. 그리고 그분의 선대는 왕가와 피가 이어져, 블레다드의 문장을 가진 분이셨다고 합니다.
  5. 어떤 문장이든 갖고만 있으면 가문을 이을 수 있는 거야?
  6. 뭐, 그렇죠. 예전엔 그 종류에 집착하기도 했겠지만……
  7. 지금은 피가 옅어지고, 다른 가문과의 혼혈도 많아져, 종류를 따질 여유가 없거든요.
  8. 다만, 문장은 가문에 전해지는 "영웅의 유산"을 다루기 위해 중요시되는 것이니……
  9. 보유한 유산에 맞는 문장을 가진 사람이 상속의 우선순위는 더 높습니다.
  10. 그렇구나. 너도 갈라테아가의 적녀지만 가진 문장은 다른 가문 거였지……?
  11. 퍼거스의 갈라테아 가문은 레스터의 다프넬 가문에서 갈라져 나와 생겨났습니다.
  12. 그래서 다른 가문에 비해 특수한 편이라…… 아예, 문장 보유자가 상속받지 않는 일도……
  13. 너무 복잡하잖아, 나 참! 귀족의 관습은 왜 이리 항상 어려운 거야?
  14. 어려워도 제대로 공부해 둬야죠. 당신은 폐하 곁을 지키는 장수니까요.
  15. 교양을 익히지 않으면 당신의 부하들이 얕보이고, 폐하의 평판에도 흠이 생깁니다.
  16. 반성한다
  17. 뻔뻔하게 나간다
  18. 미안, 그렇지 참. 그래서 네게 「가르쳐 달라」고 부탁한 거였고.
  19. 어쩔 수 없잖아. 난 일개 용병일 뿐인데.
  20. 지금 당신은 책임 있는 자리에 있잖아요? 정말, 그런 변명은 안 통한다고요.
  21. ……으음, 그래서 무슨 이야기였더라. 잉그리트의 문장 얘기였나?
  22. 적녀인 데다 문장도 갖고 있으니, 넌 장차 가문을 잇게 되겠네.
  23. 그런데 기사를 동경했다던 건 어쩌게? 당주를 하면서 기사가 되겠다는 말이야?
  24. 그럴 수는 없어요. 그야 기사로서 왕을 지키는 것이 어릴 적부터 꿈이긴 했습니다만.
  25. 네 형제는 문장이 없다고 했던가? 누가 대신 계승해 줄 수는 없어?
  26. 큰오빠는 여차하면 본인이 가문을 이어도 된다고 말해 주시기는 했습니다.
  27. 결국 당사자의 의지와 가문의 재량이라서요. 문장을 지닌 자식이 잇는 게 보통이지만……
  28. 예외도 없진 않죠. ……하지만, 유산으로 사람들을 지키는 것은 왕국 귀족의 본분입니다.
  29. 또, 아버지뿐 아니라 갈라테아령 사람들도 당연히 제가 집안을 잇길 기대하고 있고요.
  30. 난 왕국 출신이 아니라서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꼭 그래야 하는 건가?
  31. 영주라는 위치에서도 왕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은데.
  32. ……무슨 말씀이시죠?
  33. 아니, 어떤 용병 얘기가 생각나서. 다음에 가르쳐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