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어, [HERO_MF].
너도 낚시하러 온 건가?
- ……! 어, 으응.
- 그리 경계하지 마라.
지금 우리는 아군이잖냐.
- 그렇긴 한데, 아직 익숙하질 않아서.
- 이제 서로 죽일 필요도 없어.
사이좋게 나란히 낚싯줄이나 늘어뜨리자고.
- 너도 용병이니 알 테지?
계약이 끝나면 적도 아군도 없다는 것을.
- 그것도 알지만……
당신, 날 기억 못 하는구나.
- 엉? 무슨 소리야?
- 나는 예전에 베를링 용병단에 있었어.
- 베를링……
아, 그 여장부네에 있었군.
- 그래, 당신한테 박살 난 용병단이지.
단장도, 동료도, 당신들과 전투하다가 죽었어.
- 그래서 그랬군…… 나를 원망하나?
- 긍정한다
- 부정한다
- 그야, 원한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
나는 그 용병단이 좋았으니까.
- 단장도 그렇고 동료들과도 죽이 잘 맞았거든.
마음이 편했어. 정말로.
- 그런데…… 갑자기 모두를 잃었으니.
당시엔 강한 척했지만, 외로웠지.
- 아니. 일일이 상대를 원망했다간
용병 일 같은 건 못 하지.
- 하지만, 많이 힘들긴 했어.
나는 그 용병단이 좋았거든.
- 단장도 그렇고 동료들과도 죽이 잘 맞았고.
마음이 편했어. 정말로.
- 그래서, 그 후에 맹세했어.
- 언젠가 더 강해져서
당신이나 "잿빛 악마"를 쓰러뜨리겠다고.
- 하지만, 우리가 동료가 되어 버려서
그 맹세도 이루지 못하겠군.
- 그렇게 됐지……만,
한편으로 안심하는 마음도 있어.
- 당신이면 몰라도 "잿빛 악마"한테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으니까……
- 어이, 그냥 흘려들을 수 없는데.
나라면 이길 수 있다는 거야?
- 해 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당신.
- 사이좋게 낚싯줄을 늘어뜨리자더니
아까부터 전혀 준비에 진전이 없잖아.
- 낚싯바늘이…… 잘 안 달려서 말이지.
- ……줘 봐.
달아 줄 테니까.
- 하하, 잘하는데.
고마워.
- 당신, 전설의 용병이라고 불린다며?
근데 의외로 손재주는 별로 없네.
- 전설은 죽은 사람한테나 붙는 말이잖아.
나는 아직 살아 있다고.
- ……이봐, 베를링 일 말이다만.
미안했다.
- 소영주끼리 허세를 부리는 게 다인
자질구레한 전투였잖냐.
- 그 녀석이 덤벼 오지만 않았으면
베지 않고 끝낼 수도 있었는데……
- 베를링 녀석, 우릴 쓰러뜨려서 명성을
날리겠다며, 이상하게 의욕이 넘치더군.
- [BYLETH_MF]도 적당히 봐줄 여유가 없었어.
변명거리도 안 되는 이야기지만.
- ……옛날 일이야.
당신은 용병으로서의 일을 했을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