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 보니…… 너는
이 전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 적어도 겉으로는 평온하던 포드라에
제국이 전란을 일으켰는데.
- 갑자기 뭐야.
무슨 일 있었어?
- 아니, 그냥 물어본 적이 없었던 거 같아서.
너는 상당히 특이한 입장이잖아?
- 그런 네가 제국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좀 신경이 쓰였을 뿐이야.
-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 비판한다
- 별다른 생각은 없다고 한다
- 필요한 일 아니었어?
- 평온하다고 해도, 살인 같은 건
여기저기에서 항상 일어나고 있었어.
- 용병 일이 넘칠 정도로 도적은 들끓지,
귀족은 싸우지…… 불씨는 많았으니까.
- 사람이 죽긴 하지만, 그만큼 구원받는
사람도 많이 있을 거야.
- 솔직히 말하면 끔찍한 일이라는 생각은 들어.
많은 사람이 죽으니까.
- 하지만 너희가 필사적으로 생각해서
고른 해답이 이거잖아?
- 내가 이러쿵저러쿵 말해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야?
- 으~음,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무 생각이 없는데.
- 아무 생각이 없어?
- 나는 용병이니까. 전쟁이 일어나든 말든
하는 일은 달라지지 않아.
-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인다.
그치?
- 상당히 명쾌한 결론이네.
- 네가 말한 대로 「특이한 입장」이라서
그런 거 아닐까?
- 그럼 네가 용병이 아니었다면
대답은 달라졌으려나.
- 그야, 만약 내가 농민이었다면……
전쟁은 안 일어났으면 좋겠지.
- 아무리 몇 년 후, 수십 년 후의 제국이
대단한 나라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 전쟁 때문에 일손을 빼앗기거나,
논밭이 망가진다면 엄청 화가 날 거야.
- 하지만 너는…… 우리는 그걸 알고도
계속 싸우고 있는 거잖아?
- 그래, 맞아. 뭐라고 할까……
넌 정말 냉정하구나.
- 용병 생활이 길어서 그런가.
아니면 원래 그런 성격이야?
- 용병 생활이 길어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 원래 그런 성격이라고 대답한다
- 뭐, 오래 용병을 하고 있어서 그런가 봐.
동료가 죽는 것도 늘 있는 일이었고……
- 다른 사람에겐 말 못 할 일도
여러 가지 맡았어.
- 어느 쪽이냐고 하면 타고난 쪽?
어머니랑 둘이서 쭉 살았는데……
- 어머니도 어머니대로 사정이 있으셨는지,
다른 사람들이랑 교류가 거의 없으셨어.
- 그래서인지 타인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성격으로 자란 걸지도 몰라.
- 흐음…… 그렇구나.
어떻게 살아왔던 걸까.
- 그리 재미있는 이야기는 없을 거야.
- 재미가 있고 없고는 상관없어.
꼭 들을 테니 기억해 둬.
- 딱히 상관없지만……
재미없어도 화내지는 마?
- 저기, 내가 금방 화를 내는……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