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왜 그래, 두두.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 ……아니.
너야말로 뭘 하고 있었지?
- 뭘 하고 있냐니……
보다시피 무기 손질인데.
- 어제 격전을 치렀잖아?
날이 무뎌진 것들을 한꺼번에 손질하려고.
- ……그런가.
- 뭐야, 밤중에 무기를 들고나온 게
신경 쓰였어? 의심스럽다는 표정인데.
- ……폐하께서 널 믿기로 하신 이상,
난 널 해하지 않는다.
- 하지만…… 네가 언제, 뭘 하는지는
조금 더 확인하게 해 줬으면 한다.
- 불만을 표한다
-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인다
- 2년을 같이 지냈는데
아직도 날 못 믿는 거야?
- ……배신자는 설령 몇 년을
함께 지냈더라도 배신하는 법이다.
- 뭐, 그럴지도 모르지……
왕도에서도 여러 일이 있었을 테니.
- 그럴 만도 해. 난 신참이고,
다른 사람들과 달리 출신도 불분명하니까.
- ……미안하다.
- 아니, 당연한 거잖아.
신경 쓸 거 없어.
- 고용주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곤란한 건
나도 마찬가지야. 좋을 대로 경계해 줘.
- 실제로 디미트리는 경계심이 너무 부족해.
나 같은 걸 이런 자리에 중용하고 말이지.
- ……그런 분이기에 존경받는 것이다.
- 그리고 폐하 입장에서도 널 곁에
두는 게 더 편리하실 테지.
- 그렇구나, 내 행동을 감시할 수 있으니까?
- 뭐, 난 그에게 고용된 사람으로서
최대한의 성과를 올릴 뿐이야.
- 혹시 내가 수상한 행동을 한다면
그 자리에서 베어 버려도 상관없어.
- ……용병다운 명쾌한 사고방식이군.
- 그래, 난 용병이야. 지금은 사병단의
대장이라는 거창한 직함을 달고 있지만.
- 착실히 성과를 쌓아 가면 신용이나
신뢰도 따라오는 법이지.
- 그게 내가 전에 있던……
베를링 용병단의 가르침이거든.
- 언젠가 너에게도 신뢰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성과를 쌓아 갈 뿐이야.
- 그렇군. ……무기 손질에는
시간이 걸릴 테지. 나도 돕겠다.
- 후후, 감시의 일환으로?
뭐, 나야 고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