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누엘라씨……는 없네.
- 쿨…… 쿨……
- ……응? 누가 자나?
어라, 환자 침대에서 자고 있네.
- 쿠울…… 아잉…… 그만……
- 히죽히죽 웃으면서, 뭐 꿈이라도 꾸고 있나?
- 어…… 가지 마……
나를…… 버리려는 거야……?
- 급작스러운 전개……
표정이 험악해졌어.
- 기다려…… 용서하지 않을……
- 난!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앗!
- 안녕, 마누엘라씨.
- 어머, [HERO_MF].
나도 참, 깜빡 잠들어 버렸네.
- ……혹시, 자면서 뭐라고 안 했어, 나?
- 가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 용서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 아무 말도 안 했다고 한다
- 「가지 마, 나를 버리려는 거야?」라던데.
- 그래……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 나에게 등을 돌리고……
- 「기다려, 용서하지 않을 거야!」라던데.
- 그래…… 내가 울면서 붙잡았는데
그 사람, 바로 떠나려고 해서……
- 아니,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데.
- 정말? 아니, 못 들은 척하는 거구나.
좋은 마음가짐이다, 너.
- 내가 말이지, 운명의 사람에게 버림받는
슬픈 꿈을 꿨거든……
- 다시 생각하니, 화가 나네……
왜 꿈에서까지 이렇게…… 우웁……
- 몸이 안 좋은 거야?
- 미안한데…… 물 한 잔만
갖다줄 수 있을까……?
- 후우…… 이제 괜찮아, 고마워.
- 그러고 보니 술 냄새가……
당신, 지금 보니까 숙취구나?
- ……그게 왜? 문제 있어?
- 의무실도 상당히 어질러져 있고.
이 정도면…… 아주 심한 것 같은데?
- 뭐야, 정말!
남의 방에 맘대로 들어와서는!
- 부끄러운 잠꼬대를 몰래 듣질 않나
숙취라는 둥 방이 어질러졌다는 둥!
- 네가 나한테 뭔데?
- 뭐긴, 동료지. 부대 동료로서
이런 상태인데 방치할 수는 없잖아.
- ……그렇네. 미안해.
부끄러워서 그만 이성을 잃었어, 내가.
- 저기…… 하나 부탁이 있는데.
- 방 정리해 달라는 거냐고 묻는다
- 입 단속하라는 거냐고 묻는다
- 이 방 정리하는 거?
뭐, 조금이라면 도와줄 수도……
- 그게 아니라…… 저기……
전부 못 봤던 일로 해 주지 않을래?
- 아, 그 말이구나……
딱히 다른 사람한테 말하진 않을 거야.
- ……못 본 걸로 해 달라고?
걱정 안 해도, 아무한테도 말 안 해.
- 다행이다. 이 이상 모두가 생각하는
내 인상을 나쁘게 만들고 싶지 않거든.
- 정말…… 언제부터 이렇게 돼 버린 건지.
- 이래 봬도, 그 미테르프랑크 가극단의
예전 가희였어, 내가.
- 그랬는데 이젠 그런 모습은 전혀……라니,
무례하네! 말이 너무 심한 거 아니니!?
- 아니, 난 아무 말도……
- 그래, 이번 입막음의 대가는 아니지만
다음에 내 노래를 들려줄게.
- 아직 내가 녹슬지 않았단 걸
보여 줄 테니까!
- 기대하고 있으렴.
……그래서,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 ……응? 어라, 용건이 있긴 했는데
다 까먹어 버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