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HERO_MF]. 훈련 끝났어?
이런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하네.
- 뭐, 그렇지. 시간 있을 때
조금이라도 훈련을 해 두고 싶어서.
- 다들 싸우면서 강해졌으니까.
나도 방심하지 말아야지.
- 오늘은 이미 늦었지만
내일이라도 괜찮다면 나도 함께할게.
- 정말? 고마워.
- 힘에 욕심내는 녀석은 싫지 않거든.
- 아 맞다, 이 기회에 물어봐도 될까?
네가 힘을 원하는 이유…… 아니……
- 네가 처음 용병이라는
직업을 고른 이유는 뭐야?
- 대답한다
- 대답하지 않는다
- 이야기할 만한 것도 아니지만……
뭐, 그거야말로 어쩌다 보니 된 거야.
- 이야기할 만한 것도 아니야.
대단한 이유는 없다고만 말해 둘게.
- 어이, 그렇게 말하면 괜히 더 신경 쓰이잖아.
말하기 싫다면 묻진 않겠지만……
- 딱히 뭔가 꿈이나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야.
그야말로…… 어쩌다 보니 된 거야.
-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마을 밖으로 나온 것까진
좋았는데, 앞날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거든.
- 돈이 다 떨어졌을 때 용병단이 거둬 줘서
잡일부터 전투까지 무작정 했었지.
- 흐음…… 소설의 도입부에 자주 나올 법한
이야기네. 어땠어? 어쩌다 시작한 용병 생활은.
- 처음엔 힘들었지만…… 성격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서 다닌 여행은 나쁘지 않았어.
- 그렇게 용병으로서 이름을 알리고, 동료와
같이 싸우고,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 근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왕의 사병단을 맡아서
부하를 이끌고 싸우고 있더라고. 신기한 일이지.
- 인생이라는 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거니까.
- 나도 꼬맹이 시절엔 세이로스 기사단에서
유산을 휘두르게 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어.
- 당연히, 아버지의 뒤를 이어 카론 백작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
- 로나토 일이 있었으니까……
- ……많은 일이 있었지?
수배자가 된 적도 있었다며.
- 뭐, 많았지. 친구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을
막지 못했던 일……
- 그 녀석을 죽게 만들었던 일.
그래서 고향에 있을 수 없게 되었던 일.
- 슬픔도, 고통도 있었지만……
그래도 나는 내 삶에 후회는 없어.
- 딱 잘라서 말하네. 과거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지금이, 있어서인가?
- 맞아. 그 어떤 과거도
지금의 나와 이어져 있으니까.
- 설령, 앞으로 더한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난 계속 나아갈 거야.
- 강하구나, 카트린은.
나도 보고 배워야겠어.
-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생각을 했어.
나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이란 뭘까, 하고.
- 어떻게 살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은 찾아오게 되어 있잖아?
- 그때, 앞만 보고 달려온 과거의 나를
실망시키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을까.
- 문제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아니라.
선택한 뒤에 무엇을 하느냐, 가 아닐까?
-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선택을 어떻게
「올바른」 것으로 만들어 가느냐야.
- 당신은 쉬운 것처럼 말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어려울 것 같은데, 그건.
- 그리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어.
어떤 때든 그냥 최선을 다해 봐.
-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뒤돌아봤을 때 훌륭한 길이 나 있을 거야.
- 그럴까?
- 그럼! 조금이라도 마음이 움직였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실천해 보도록 해.
- 네가 만들어 갈 길이 어떤 길일지
기대하고 있을게, [HERO_M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