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 전에 의제로 올린 작전에 대해
모두의 의견을 말해 줘.
- 나는 역시 병력을 모아 단숨에
요새를 함락시켜야 한다고 보는데……
- 하, 그 저돌적인 성격은 여전하군.
소수로 병참 거점만 노려도 충분하잖아.
- ………………
- ……이봐, 뭔가 할 말이 있나 본데.
생각하는 바가 있으면 말해.
- 아니…… 딱히 그런 건 아니다.
- 호오, 자기 생각이 없다 이건가?
찬성인지 반대인지 정도는 말하지 그래.
- 너무 몰아세우지 마, 펠릭스.
그보다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해 줘.
- 정면으로 공격하지 않아도 소수가 숨어들어
식량고를 불태우면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 ……군량 탈취는 포기해야 하겠지만
다른 곳으로 병력을 돌릴 여유가 생기겠군.
- 하지만 경계를 뚫고 들어가 불을 지르는 게
그리 쉽지 않을 거야. 내가 직접……
- 내가 그 역할을 맡으마.
그럼 불만은 없겠지?
- ………………
- ……자 이제, 작전도 대강 정리됐군.
슬슬 잠시 쉬어 가도록 하지.
- 그나저나 뭐냐, 넌.
아까부터 할 말이 있는 듯한 얼굴인데.
- ……네가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 뭐?
- 악의도 거리낌도 없이 순수한 반론을
폐하께 제기하는 자는 흔치 않아.
- 그런 자가 있기에
작전 회의가 원활히 진행되는 거지.
- 쳇…… 나도 찬성할 수 있을 땐 해.
무슨 일이건 물고 늘어지진 않는다고.
- 그런가……?
- 예전부터 놈은 위태위태한 구석이 있어.
누가 말리지 않으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몰라.
- 누군가를 위한 일이라고만 하면
신나서 제 목숨을 내던지는 놈이니까.
- ……그렇지.
- 하지만 놈이 죽어선 안 돼.
퍼거스도 성교회도 함께 멸망할 거다.
- 그래서 내가 그 역할을 맡은 거야.
왕의 목숨을…… 이 나라를 지키는 역할을.
- 훗…… "왕의 방패"란 얘긴가.
- 이봐…… 뭐냐 그 표정은!
애초에 너도 자기 의견이 있으면……
- 작전 회의 때마다 그렇게 말해 주는 것도
날 신경 써 주기 때문이겠지.
- 감사하게 생각한다, 펠릭스.
- ……흥,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지.
우린 같은 왕을 모시는 동포니까.
- 오래 기다렸지, 슬슬 재개하자.
- 그나저나 꽤 오래 얘기하던데,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 네……
폐하, 펠릭스가……
- 멍청아! 그 이상 말하지 마!
얼른 회의나 계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