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안해, 펠릭스.
혹시 일하는 데 방해됐어?
- 상관없어. 일단락된 참이니까.
그래서, 무슨 일로 찾아온 거지?
- 훈련장에서 이걸 주워서,
네게 전해 주려고.
- ……형의 박차로군.
잃어버린 줄 알았는데.
- 정말…… 왕가의 문장이 새겨져 있어서
기사분들한테 물어보고 다녔잖아.
- 안 되지, 이렇게 소중한 걸 잃어버리면.
그렌이 선왕 폐하께 하사받은 물건 맞지?
- 그래.
- 그래, 로 끝낼 일이 아니잖아, 정말.
……그래도 조금 뜻밖이네.
- 이걸 계속 갖고 다녔구나.
네가 그럴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어.
- 별로…… 언젠가 쓸 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싶어서 갖고 있었을 뿐이야.
-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걸로 칠게.
아무튼, 이제 떨어뜨리지 마.
- ………………
이봐, 잉그리트.
- 왜?
- 이 박차, 네가 가져.
- ……어?
- 잠깐만.
그런 소중한 거, 난 못 받아.
- 선왕 폐하께 서임을 받은 형이
기사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상대……
- 그건 동생도 부친도 아닌 너였어.
그렇다면 그 박차는 네게 주는 게 맞겠지.
- 아니, 그래도…… 그럴 수는.
- 원래 네게 주려고 했던 물건이야.
지금까지 기회를 놓치긴 했다만.
- 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고맙게 받긴 하겠지만……
- 하지만 착각하지 마, 잉그리트.
- 이건 시시한 감상에 젖으라고
네게 넘겨주는 게 아니니까.
- ……알았어. 명심해 둘게.
넌 그런 거 싫어했었지.
- 그럼 이제 갈게.
곧 회의가 시작할 시간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