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윽……
- 로렌츠씨!
……다행이다.
- 여기는…… 윽, 의무실인가.
아무래도 신세를…… 으윽!
- 로렌츠씨, 더 누워 계세요……!
- 상처는 그렇게 깊지 않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머리를 맞았으니……
- 상처는 깊지 않다고 마누엘라 선생님께서……
하지만 머리를 맞았으니……
- 그랬구나……
폐를 끼쳤군.
- 이런 내가 믿을 수 없게도 전장에서
의식을 잃어버리다니……
- ………………
- 마리안양, 왜 그래?
난 무사하니, 마음 쓸 필요 없어.
- 그럴 순 없어요……
- 로렌츠씨가 다친 건 제 탓이니까요……
- 저 따윈 구해 주지 않아도 됐는데.
제가 대신 다쳤더라면……
- ………………
- ……마리안양.
내가 환각을 봤던 모양이군.
- 네……?
- 그때 나를 꿰뚫을 것 같은 시선을 느꼈어.
그 시선은 도움을 바라는 것 같았지.
- 그리고 확실히 본 것 같았어.
네 입술이 「도와줘」라고 움직이는 걸.
- ……하지만,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군.
- ………………
- 그렇다면, 내가 다친 건 자업자득이겠지.
- 네가 도움을 바란다고 멋대로 착각해서
무리한 행동을 했다는 얘기다.
- 자업자득 같은 게 아니에요!
- 자업자득이 아니라……
실은…… 제가 도움을……
- 마리안양……
짓궂게 얘기해서 참 미안하다.
- 하지만, 덕분에 네 본심을 알았어.
환각이 아니라서 다행이군.
- 늘 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해 왔는데……
- 그때 당신이 와 준 걸 보고
죽고 싶지 않다고 강하게 느꼈어요.
- 「살고 싶다」고……
- ……그래도 돼, 마리안양.
- 누구든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야.
거기에 자격 따윈 필요 없어.
- 로렌츠씨……
- ……마음을 터놓고 말해 줘서 고맙다.
함께 살아남자, 마리안양.
- ……네.
저야말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