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리안씨네요?
안녕하세요, 무슨 일……
- 저기…… 이거……
식당에서……
- 아! 그 그림은……
- 이그나츠씨 자리에 있길래……
혹시나 해서요……
- 그건…… 네. 제 물건 맞아요.
감사합니다.
- 별로 좋은 그림은 아니죠?
색감도 그렇고, 구도도 그렇고……
- 아뇨,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이 천마는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것 같고……
- 그,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 저, 저기, 이거 이그나츠씨가
그리신 그림이죠……?
- 네!?
- 아니, 그…… 실은 맞아요.
눈치채셨군요, 아하하……
- 붓놀림이 너무 부드러워 보여서요……
게다가 약동감도 있고, 참 아름답네요.
- 저, 정말인가요? 천마의 다정한 성격과
힘찬 날갯짓을 동시에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 어떤 자세로, 어디에 초점을 둬서
그려야 효과적일까 시행착오를……
- ……아, 죄, 죄송해요!
갑자기 떠들어대서……
- 후훗, 괜찮아요. 이그나츠씨가 천마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실 줄은 몰랐네요.
- 천마는 남자를 태우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해 주는 사람도 좀처럼 없거든요……
- 하지만, 천마는 아주 다정하고,
날아오를 땐 힘차서, 정말 멋지답니다……!
- 그런 마리안씨도,
천마를 무척 좋아하시는군요.
- 이렇게 미소 짓는 마리안씨,
처음 봤어요.
- 어, 아……! 부끄럽네요……
- 하하, 저도 마찬가지예요.
- 맞다! 다음에 제가 천마 돌보기를
도와드려도 될까요?
- 되도록 천마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가까이 가지 않고 작업할게요……
- 괜찮긴 한데…… 왜요?
- 또 천마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요. 그래서
좀 더 가까이서 자세히 보고 싶어요.
- 그림을요……?
그렇다면 꼭 와 주세요……!
- 아, 가끔 잉그리트씨가 와서
같이 돌봐 주시긴 하지만……
- 실은 남자인 저로서는 납득할 만한 천마 그림을
그리진 못할 거라고 포기했었는데……
- 마리안씨가 그림을 칭찬해 주셔서
조금이나마 용기가 생긴 것 같아요.
- 그러니, 잘 부탁드립니다!
- 이그나츠씨……
저기, 그럼…… 잘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