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저기……!
- 저기……
- 앗, 머머머먼저 말해!
베르 얘기는 별것 아니니까.
- 아, 아뇨……
베르나데타씨부터 먼저 말씀하세요……
- ………………
- ………………
- 그, 그럼, 나부터 말할게……?
오늘 아침에, 식당에서 새하얀 나비를 봤거든.
- 몸도 날개도 새하얘서……
아, 근데 눈은 빨갛더라. 엄청 예뻤는데.
- 아…… 그런 나비라면……
저도 아까, 마구간에서 봤어요……
- 어, 마리안도?
- 네. 눈이 작은 보석처럼 반짝거려서……
환상적이었어요.
- 베르가 봤던 거랑 똑같은 나비인가?
그렇다면 엄청난 우연이네……
- 그렇, 네요.
멋진 우연이에요……
- ………………
- ………………
- 저, 저기, 그럼 이번엔 제가……
오늘 아침엔,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져서……
- 시간이 좀 남기에,
고지대에서 아침 풍경을 바라봤어요.
- 일찍 일어났구나…… 대단해.
어땠어?
- 아침노을에 물들어 가는 평원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어요……
- 제가 그림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는데……
잘 표현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 와아, 보고 싶다……
나도 일찍 일어날 수 있으려나.
- 아…… 너무 이야기에 열중해 버렸네요.
오래 끌어서, 죄송해요……
- 아, 아니, 정말 괜찮은걸! 괜찮아!
그보다, 마리안……!
- 네, 왜 그러시나요……?
- 뭐랄까, 나, 다른 사람과 둘이서 이렇게나
많이 이야기한 게 오랜만이라서……
- 저도…… 사람과 대화하는 게 무척 서투른데도,
왠지 신기하네요.
- 그래서, 다음에 또 같이 수다 떨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
- 네…… 저도, 베르나데타씨와
이따금 이야길 나눌 수 있다면, 좋겠어요……!
- 고마워, 마리안!
다음에 할 얘기를 잔뜩 생각해 둬야겠다!
- 음, 식충 식물이라든지, 재미있었던 책이라든지,
지금 만드는 인형이라든지, 식충 식물이라든지……
- 후훗……
식충 식물 이야기는 오늘도 들었는걸요……
- 그, 그렇긴 하지만, 여러 종류가 있거든!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