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주변엔 벌레가 좀 있나 보네.
많이 먹고 쑥쑥 컸으면 좋겠다.
- 베리잖아.
화초 돌보고 있는 거야?
- 어? 아? 그, 그렇긴 한데……
하피는 무슨 일이야?
- 설마 베르를 처치해서 밭의 거름으로……
양분은 없어! 양분은 없다니까!
- 안 해…… 거름이 되고 싶으면
저기 흙이라도 덮고 있든가?
- 그보다 여기에 벌레를 먹는 풀이
자라고 있는 게 의외라서.
- 누가 키우는 건가~ 했더니
베리였구나.
- 벌레를 먹는 풀…… 아, 식충 식물 말하는구나?
맞아! 내가 아주 아끼는 거야.
- 그래, 그 식충 식물.
하피도 좋아하거든. 베리도 그렇구나~
- 어!? 하피도 좋아하는 거야!?
베르도 아주 좋아해!
- 이 포드라에서 식충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줄이야……! 감동이다아아아!
- 그, 그렇게 소리 지를 필요는……
베리는 어떤 걸 좋아하는데?
- 종류에 따라서 이것저것 다르잖아.
향이나, 느낌이나, 처리 방법 같은 게……
- 맞아 맞아, 향이 좋은 아이도 있고
느낌이 근사한 아이도 있고……
- 처리? 키우는 방법? 도 확실히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아.
- 그렇지?
그래서, 베리는 이 중에서 뭐가 제일 좋아?
- 나는…… 이거.
이 항아리처럼 생긴 아이.
- 하피도 그거 좋아해!
항아리 안에서 좋은 향이 나니까~
- 안에 넣는 나무 열매에 따라서
또 다른 풍미가 느껴지잖아?
- 맞아, 맞아! 베르는 나무 열매를 넣어 본 적은
없지만, 모양에서 풍취가 느껴지지!
- 아, 그리고 또, 이쪽에 있는
이파리가 입처럼 움직이는 식물도!
- 작고 귀여운 하얀 꽃을 피우거든.
본 적 있어? 계속 봐도 안 질린다!
- 그래? 하피는 꽃을 구경한 적은 없는데.
늘 그 전에 따 버리니까.
- 꽃봉오리도 꽤 괜찮지 않아?
잎 사이에 끼우는 것도 좋지만.
- 맞아, 특이한 꽃봉오리라서 좋지!
이파리가 움직이는 것도 보고 있으면 재밌고.
- 다양한 면이 있어서
여러 번 즐길 수 있는 식물인 것 같아.
- 여러 번 즐긴다고?
뭐 맛있다고는 생각하는데.
- ?
- 뭐, 됐다.
베리가 하피랑 같은 취향이라는 건 알았으니.
-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같이 요리해 보자~
그럼, 하피는 이만 갈게.
- 응! 다음에 봐!
같이……
- ……요리를 하자고? 왜지?
상관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