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담당자를 찾으십시오. 그럼.
- 휴, 아직도 그러기야?
하피, 이제 화 안 났다고 했잖아.
- 네, 하지만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또 화를 돋우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 사과하려 하면 그게 또 오해를 낳기에……
성격이 잘 안 맞는 거겠지요, 저희는.
- 그건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하피 잘못이었다니까……
- ……응? 이 향은, 테프……?
- 오, 아시는지요?
전엔 모르시는 것 같았는데.
- 얼마 전에 코니한테 받았어.
근데 엄청 맛있더라고.
- 하지만 되게 비싸다며?
그래서 한 잔밖에 못 마셨는데.
- 휴는 늘 마시는 거야?
- 네, 뭐, 홍차 대용 수준으로는 마십니다.
하지만…… 이상하군요.
- 콘스탄체님에게 지불하는 돈을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 아…… 코니는 그, 실험 재료나
그런 거 잔뜩 사두잖아.
- 그렇군요. 그럼, 다과회가 아니라
테프 모임에 귀하를 초대하도록 하지요.
- 어, 그래도 돼?
하피, 정말 기쁜걸.
- 후룩……
……맛있어.
- 중독성 있는 쓴맛이야.
후후후.
- 네. 다른 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풍미가 있고
이 향 또한 좋지요……
- 그러네……
코니가 준 거보다 향이 더 강한가?
- 홍차처럼 테프도
우려내는 방법이 다양하니까요.
- 뭣보다 콩 단계에서 어떻게 열을 가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이 테프의 특징이지요.
- 콩? 콩이었나?
- 그러고 보니 코니도
밟아서 으깨니 어쩌니 했는데……
- 갈아서 으깬다는 말씀이시군요.
네, 그렇지요.
- 그나저나, 귀하가 테프를 좋아하시다니.
의외의 공통점이 있었군요.
- 잘 못 먹는 분도 많고, 개중에는 흙탕물 같다며
혹평하는 무리도……
- ……후룩.
아, 다 마셨다.
- 자, 여기 더 있습니다.
- 정말?
최고다!
- 아~ 항상 이렇게 여유롭게
있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아……
- ……!
- 아.
- 제가 이런 실수를, 그런 한숨을 예상하지
못했던 건 제 불찰입니다.
- 하지만 불쾌한 한숨보다는 훨씬 낫군요.
그럼, 가실까요.
- 뭐, 간단한 식후 운동 느낌으로?
하피가 부른 거니까 책임져야겠지.
- 모, 몬스터다~!
갑자기 여기에 몬스터가!
- 큭큭큭…… 몬스터가 나타난 원인에 대해선
나중에 제가 적당히 둘러대지요.
- 고마워, 휴.
일단 같이 열심히 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