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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왠지 인기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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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베르나데타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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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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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도 아니고, 뭐라 할 생각도 없어. 배가 고파서 먹을 걸 가지러 왔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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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바빠서, 온종일 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저녁을 못 먹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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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그렇군요. 그, 그럼 베르랑 똑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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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힘들지 않아? 나도 늘 시간을 잊어버리게 되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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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 맞아요. 그런데…… 어떻게 베르가 틀어박혀 있었다는 걸 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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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디미트리씨가 바빴다는 게 베르를, 베르를 감시하느라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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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그런 짓을 할 시간이 있었다면 책상의 서류를 하나라도 더 처리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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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힘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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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잠깐만요. 생야채랑 말린 고기를 가져가서 어쩌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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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냐니, 천막에서 대충 저녁 대신 먹을 생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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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아, 아니, 그, 딱히 불만이 있거나 한 건 아닌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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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모처럼이니, 베르나데타. 잠시 같이 요리라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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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요리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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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넌 요리를 잘했었지? 이 기회에 배움을 청하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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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쩔 수 없네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베르의 솜씨를 보여 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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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치즈와 이 향신료를 좋아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앗!? 자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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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이제 완성이군. ……왜 그래, 베르나데타. 움츠러들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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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 베르에겐 무리였어요…… 모르는 사람과 둘이 요리를 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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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모르는 사람이라니, 씁쓸한데…… 겉보기엔 평범해. 그리 비관할 것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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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요! 향신료 자루가 찢어지는 바람에, 끔찍한 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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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당황해서 치즈도 덩어리째 떨어뜨려서, 맛도 냄새도 지독해졌어요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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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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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앗…… 무리하지 마세요! 탈 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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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무리하는 건 아닌데…… 모처럼 너와 같이 만든 거잖아. 버리고 싶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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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맛이 괜찮은가요? 그럼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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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윽, 콜록! 맛없어요!! 어,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드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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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설마 드시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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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맛없는 걸 먹이다니, 용서 못 한다! 처형이다!」라고 할 심산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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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넌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그리 쉽게 처형 같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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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만은 살려 주세요오오오! 용서해 주세요오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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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또 달아나 버렸군. ……치즈와 향신료를 너무 많이 넣었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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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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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야식이라도 가져다줄까. 결국 한 입밖에 안 먹은 모양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