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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슬슬 쉬시지요. 그 이상 하시면 몸이 상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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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싸움이 끝난 후라서 그런지 묘하게 잠이 안 와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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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 넌 먼저 자. 걱정하지 않아도 적당한 때에 쉴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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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그리 말씀하시고 결국 날이 밝을 때까지 일하셨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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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이럴 때마다 넌 무슨 말을 해도 절대 양보하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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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조금만 도와주겠어? 이 서한에 잘못 쓴 부분이 없는지 확인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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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더스커의 말…… 족장에게 보내는 서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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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더스커의 비극"에 대해 그들에게도 여러 가지로 조사를 부탁해 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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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몇 건인가 중간보고를 받아서…… 그 답례와 다른 건의 조사 의뢰를 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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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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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급한 일은 낮에 이미 다 끝났습니다. 그리 서두르지 않으셔도 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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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내일 내가 전장에서 쓰러져 있을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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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목숨이 붙어 있을 때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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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필코 그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서 죽어 간 자들의 복수를 해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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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어. 원수를 모조리 죽인다고 해결될 단순한 일도 아닐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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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더욱, 빨리 쉬고 힘을 아끼셔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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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의 서류를 처리하고 나면 그럴게. 그리고 서부의 조사 기록도 봐 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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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는 일만 하다간 몸이 둔해질 테니 자기 전에 창 훈련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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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날의 꿈을 꾸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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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몇 년도 전에 한 말을 잘도 기억하는구나,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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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왕성 사람들로부터 떼어 놓는다는 명목으로 너를 내 방에 불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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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하다 지쳐 잠들 때까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주고받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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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배려해 주신 것엔 감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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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한 게 아니야. 그건 어디까지나 내 사정에 맞춰 내 뜻대로 한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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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못 이루시겠다면 언제든 말 상대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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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네가 지칠 뿐이잖아. 내일도 일찍 일어나야 해. 얌전히 쉬어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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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무리하지 말라고 말하지만,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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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럼 하다못해, 나중에 차를 내오겠습니다. 몸이 조금은 편해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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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고맙다, 두두. 늘 신세를 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