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지 구축은 끝났어~ 클로드.
근데, 괜찮아?
- 괜찮냐니, 뭐가?
- 전혀 공격하는 태세가 아니잖아? 희생을
줄이는 걸 우선시한 것 같다고 해야 하나~
- 그렇진 않아.
상대가 틈을 보이면 바로 공격할 거야.
- 틈을 안 보이면?
- 뭐, 여기서 이렇게 눈싸움만
온종일 하게 되겠지.
- 뭐어~? 그래도 괜찮아?
얻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제국군이
상대하는 왕국군 수가 크게 줄어들 거야.
- 우리가 제대로 군사를 움직이는 건
제국군이 좀 더 북상하고 나서……
- 블레다드령을 제압할 전망이
보이게 되면 할 것 같아.
- 혹시라도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그 손실로 동맹이 기울어지는 거 아냐?
- 힐다…… 네가 동맹의 손실을
걱정할 수 있게 되다니.
- 저기요, 주디트씨?
힐다도 성장이라는 걸 하거든요?
- 음, 그런가 보네.
믿음직스러워.
-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런 걱정할 필요 없어, 힐다.
- 애초에 제국으로부터 손해가 안 날 만큼
대가를 받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거거든.
- 안 그러면 대대적으로 맹약을 맺은
의미가 없잖아?
- 으음~ 제국이 얼마나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는……
- 난 좀 반신반의하거든~
물론 맹약은 믿고 싶긴 하지만.
- 그런데…… 상황이 변하면 수단을
안 가린다는 인상이 있어서~
- 수단을 안 가린다는 점에서는 나도
만만치 않다고 생각해.
- 제국의 방식에 납득이 안 가면
맹약을 깨는 건 이쪽이 될 수도 있는 거고?
- 이쪽이 될 수도 있는 거고? 무슨 말이 그래?
불길한 소리 좀 하지 마~
- 하하핫, 그냥 만약의 경우에 그렇다는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 하지만 그 만약의 경우가 생겨 버린다면……
힐다, 미안하지만 나를 따라 줘.
- 어쩔 수 없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클로드가 부탁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