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라, 로드릭씨?
이렇게 늦게까지 조사할 게 있어?
- ……어라, 로드릭씨?
이렇게 늦게까지 조사할 게 있어?
- 예, 조금. 내일 작전 회의에 대비해
작전의 밑바탕을 짜 둘까 싶어서요.
- 그러면 작전 회의도 훨씬 원활히 진행될 테고,
출석하시는 폐하의 부담도 덜어지겠지요?
- 작전 회의를 열 때마다 의논이 길어지면
아무리 폐하라도 과로로 쓰러지실 겁니다.
- 그 녀석, 항상 잠을 얼마 안 자니까.
전에도 책상에 엎드려서 잠들었더라.
- 그는 항상 잠을 얼마 안 자니까.
전에도 책상에 엎드려서 잠들었더라.
- 하하하, 그 얘길 들으니
어쩐지 예전의 선왕 폐하가 떠오르는군요.
- 그분도 젊어서부터 즉위하신 탓에,
국무에 익숙해질 때까지 고생 좀 하셨지요.
- 아,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구나.
사관학교의 동급생이란 얘긴 들었는데.
- 아,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구나.
사관학교의 동급생이란 얘긴 들었는데.
- 디미트리와 그 녀석 아버지는
역시 많이 닮았어?
- 디미트리와 그의 아버지는
역시 많이 닮았어?
- 예, 아주 똑 닮았지요. 뭐, 선왕 폐하가 더
성미가 거치셨던 것 같기는 합니다만……
- 저와 제 아들에 비하면 판박이지요.
왜, 저희 부자는 별로 안 닮았잖습니까.
- 닮았다고 대답한다
- 안 닮았다고 대답한다
- 그런가? 꽤 닮은 것 같은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책임감이 강한 점이라든지.
- 그런가? 꽤 닮은 것 같은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책임감이 강한 점이라든지.
- 그렇습니까? 부끄럽군요.
나중에 아들 녀석에게도 말씀해 주십시오.
- 뭐, 물론 안 좋은 의미에서
닮은 구석도 많이 있긴 합니다만.
- 듣고 보니 그다지 안 닮은 것도 같네.
아니, 외모는 비교적 닮았지만.
- 듣고 보니 그다지 안 닮은 것도 같네.
아니, 외모는 비교적 닮았지만.
- 하하하, 그 묘하게 고집 센 성격은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거니까요.
- 저와는…… 뭐, 안 좋은 의미에서
닮은 구석이 있긴 합니다만.
- 안 좋은 의미……?
- 안 좋은 의미……?
- 목적 없이, 그냥 살아갈 수가
없는 성미거든요. 아들 녀석도, 저도.
- 저는 선왕 폐하의…… 녀석의 오른팔로서
녀석을 따르고, 보조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 충성할 왕을 잃고, 삶의 목적을 잃은 뒤……
스스로 뭘 위해 살아가야 할지 생각했고……
- 그 결과, 녀석과 나눈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제 새로운 목적이 되고 말았지요.
- 약속이라……
어떤 내용이었는데?
- 약속이라……
어떤 내용이었는데?
- 혹시 자기 자식이 길을 잘못 들거든, 네가
바로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 하지만 언제까지고 그 목적에만
매달려 있을 수도 없겠더군요.
- 지금의 폐하께는 당신과 같은 동료……
함께 짐을 나눌 동료들이 있으니까요.
- 나야말로 디미트리나 동료들에게
여러모로 힘을 얻고 있는걸.
- 나야말로 디미트리나 동료들에게
여러모로 힘을 얻고 있는걸.
- 이런 게 바로 상부상조가 아닐까?
물론 당신에게도 힘을 얻고 있고.
- 이런 게 바로 상부상조가 아닐까?
물론 당신에게도 힘을 얻고 있고.
- 후후,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하지만
요즘 들어 힘에 부침을 느끼고 있습니다.
- 옆에서 돕기만 해서는 부족하다. 손을 잡고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로드릭씨로는 부족하다는 말이야?
그리고 구스타브씨도 있잖아.
- 로드릭씨로는 부족하다는 말이야?
그리고 구스타브씨도 있잖아.
- 저도 구스타브님도, 굳이 따지자면
그분을 섬기는 신하이니까요.
- 저희는 폐하와 같은 곳에서 포드라의
넓은 땅을 내려다볼 수가 없습니다.
- 그에 비해 당신은 폐하와 친구로서
대등한 인연으로 엮인 몇 없는 인물이죠.
- 뭐, 난 귀족도 뭣도 아니니까.
디미트리는 주군이기 이전에 내 동료야.
- 뭐, 난 귀족도 뭣도 아니니까.
디미트리는 주군이기 이전에 내 동료야.
- ……훗. 귀족도 뭣도 아니다라.
그러고 보니, 당신은 동맹령 출신이었지요.
- 맞아, 자란 건 코델리아령 산골 마을인데
……옛날 일은 잘 기억이 안 나.
- 맞아, 자란 건 코델리아령 산골 마을인데
……옛날 일은 잘 기억이 안 나.
- 알다시피 이런 기묘한 힘도 갖고 있어서,
내 출생에는 자신이 없거든……
- 알다시피 이런 기묘한 힘도 갖고 있어서,
내 출생에는 자신이 없거든……
- 출생이 어땠는지, 어떤 힘을 가졌는지.
그런 것들이 그렇게까지 중요할까요?
- 물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 하지만 다들, 당신이 누군가의 자식이라서
의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요.
- 설령 당신이 누구 피를 이었다 한들,
우리가 맺어 온 관계는 변하지 않습니다.
- ……후훗, 훌륭한 사람이네.
이런 사람을 인격자라고 부르는 건가?
- 아무튼, [HERO_MF]님. 모처럼 오셨으니
지혜를 조금 빌릴 수 있을지요?
- 병사의 잠복 위치나 궁병 부대 배치에 대해
용병의 관점에서 본 의견이 필요합니다.
- ……그럼, 물론이지.
- ……그럼, 물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