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나저나…… 마치
폭풍 같은 습격자더군요.
- 늘 이런 식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역시 이번 습격은 평소와 달랐습니다……
- 그 사내에게도 퍼거스를 공격하지 않을
정도의 분별은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만.
- 누군가 부추겼으리라 추측한다
- 전력 차이를 잘못 계산했으리라 추측한다
- 어쩌면 누군가가 그들을
부추긴 걸지도 몰라.
- 어쩌면 누군가가 그들을
부추긴 걸지도 몰라.
- 제국과의 싸움에 정신이 팔린 지금이라면
왕국령을 쉽게 탈취할 수 있을 것이다, 라든가.
- 제국과의 싸움에 정신이 팔린 지금이라면
왕국령을 쉽게 탈취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 만약 그렇다면, 그들을 부추긴 건
제국의 수하인가? 아니, 어쩌면……
- 코넬리아 일파, 라는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지요. 그들은 신출귀몰하니.
- 우리와의 전력 차이를 잘못 판단한 게
아닐까? 왕가까지 나올 줄은 몰랐겠지.
- 우리와의 전력 차이를 잘못 판단한 게
아닐까? 왕가까지 나올 줄은 몰랐겠지.
- 아니. 북방의 세 가문은 여태껏
힘을 합쳐 스렝과 싸워 왔어.
- 잘못하면 고티에는 물론이요, 국왕군이
나설 것도 알고 있었을 거야.
- 그래, 그건 틀림없어. 어쩌면 누군가
꼬드긴 걸지도 모르겠군.
- 으음, 제국의 책략……일까요.
아니면 코넬리아 일당이 손을 써서……
- 진상은 이제부터 알아봐야겠지. 다만
누군가 스렝과 접촉한 것이 원인이라면……
- 이번 습격에 대한 책임은 내게 있겠지.
녀석에게 가르침 따위 주어서는 안 됐거늘.
- ……아버지.
- 스렝 사람은 포드라의 말을 몰라.
하다못해 말이라도 안 가르쳤더라면……
- 하지만 당신께서 그를 가르쳤기에
그는 실뱅의 말에 답할 수 있었죠.
- 진정성 없는 대답이었지만, 그들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줄은 생각도 못 했습니다.
- 저희는…… 스렝 사람을, 눈보라 속에서
나타나는 악마라고 배우며 자랐어요.
- 그만큼 멀었던 상대와
말을 나눌 정도로 가까워진 겁니다.
- ………………
- 저도 폐하와 같은 의견입니다. 적어도
의사소통이 안 되면 평화는 먼일이죠.
- 싸움만으로는 끝이 안 난다는 건
아버지도 아시잖아요.
- 그들이 뭘 바라며 싸우는지는 안다.
얼지 않는 항구, 온난하고 풍요로운 땅이지.
- 퍼거스도 결코 풍요로운 땅은 아니야.
그들에게 팔아넘길 수도 없어.
- 낼 수 있는 패가 한정적인 상황에서,
너는 어떻게 평화를 추구할 셈이냐.
- 그건……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전, 평생에 걸쳐 그걸 찾고 싶어요.
- ……아직 어리구나.
- 변경백! ……이런, 별수 없군.
제가 이야기하죠. 먼저 돌아가 주십시오.
- 뭐…… 변경백의 말도 옳다고 봐.
하지만 네 결의도 거짓은 아니잖아?
- 네, 물론이죠. 해야 할 일은
스스로 한다는 게 제 신조니까요.
- 응원한다
- 걱정한다
- 스렝과의 평화라. 결코 이루지 못할
이상은 아닐 거야. 난 응원할게.
- 스렝과의 평화라. 결코 이루지 못할
이상은 아닐 거야. 난 응원할게.
- 하하하, 고마워.
그렇게 말해 주니 기쁘네.
- 진심이야? 그렇게 사정없이 싸운 상대인데.
말이 통한 것도 그 총대장밖에 없었고.
- 진심이야? 그렇게 사정없이 싸운 상대인데.
말이 통한 것도 그 총대장밖에 없었고.
- 진심이야. 게다가 이래 봬도 나는
스렝 말도 좀 할 줄 알거든.
- ……우선 그들의 위협을 제거하지 않으면
우린 영원히 유산으로부터 자립할 수 없어.
- 그리고, 그 위협을 제거하는 수단이
꼭 무력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
- 실뱅. 난 네 사고방식이 좋다.
- 당신, 그렇게 전쟁에 적합한 재능을
타고났으면서 전쟁은 싫어하시니까요.
- 네 아버지는 괜찮은 거야?
납득이 안 가는 모양이던데.
- 네 아버지는 괜찮은 거야?
납득이 안 가는 모양이던데.
- 아~ ……20년 넘게 아들로 살아와서 아는데,
아버지도 솔직하지 못하시거든.
- 진심으로 날 「어리다」고 생각했으면
굳이 말할 것도 없이 그냥 가셨을 거야.
- 그분도 그분 나름대로, 뭔가
생각하는 바가 있으신 거겠지, 분명.
- 이봐, 마티아스. 기다리게.
- ……이보게, 로드릭. 기억하나?
사관학교 시절…… 무도회의 밤을.
- 우리 셋은 일찌감치 질려서 빠져나와,
텅 빈 훈련장에서 대련에 몰두했지……
- 그런 일도 있었지. 그날 밤하늘의 별이
참 멋졌는데. 아직도 선명히 기억나는군.
- 끝 모를 잡담에 빠져…… 서로의 꿈을
이야기한 건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지.
- 그때, 람베르는 「난 스렝이나 더스커와도
잘 지내고 싶어」라고 했지.
- 하하하, 맞아. ……그 녀석은 왕위에
오른 후, 그걸 실제로 이루고자 했었어.
- 결국 스렝과는 싸울 수밖에 없었지만,
더스커에는 다가가려고 노력했었지.
- 무도회의 밤, 난 녀석에게 「어리다」고
쏴붙였네. 아주 유치한 꿈으로 들렸거든.
- 하지만 요즘은 이런 생각이 든다네.
진짜 어렸던 건 나였을지도 모른다, 라고.
- 그 녀석은 그저 늘 맑은 눈으로
포드라의 대지를 바라봤을 뿐이야.
- 가까운 이들의 피로 흐려진 「나」의 두 눈으론,
다시는 녀석과 같은 풍경을 볼 수 없을 테지.
- ……평화. 평화라.
그런 길이, 정녕 있을까.
- 하아……
마티아스, 자네는 예전부터 그랬지.
- 아들에게 심한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면
틀어지기 전에 얼른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
- ……그래.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