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그리트,
네가 거리를 서성이다니 별일이네.
- ……! ……아, 아뇨, 잠시 시찰을 좀.
그러는 당신은, 뭔가 사러 나오신 건가요?
- 응, 아까 두두가
식재료를 사다 달라고 부탁해서.
- 그, 그러셨군요. 식재료를 사실 거라면
강 건너편 거리가 좋을 겁니다.
- ……왜 허둥대고 그래?
몰래 뭐라도 하고 있었어?
-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이 거리는 뭐든 다 있을 것 같네요.
- 맞아. 이 주변은 왕국에서도
번성한 편이니까.
- 네. 그다지 풍요로운 땅이 아닌 점은
갈라테아령과 다를 게 없지만……
- 아름답게 정비된 길이나 사람들의 활기를 보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만 같습니다.
- 대장간이 늘어선 길은 장관이더군요.
그리고 노점에선 맛있는 냄새……
- ……가 아니라,
정말 활기 넘치는 좋은 거리인 것 같아요.
- 동의한다
- 노점에 가자고 권한다
- 맞아, 나도 동감이야.
거리가 북적이는 데에 비해 치안도 좋은 듯하고.
- 후후, 저도 갈라테아의 차기 당주로서
참고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 노점에 가 볼래? 걸으면서 뭐 좀 먹는다고
아무도 뭐라고 안 해.
- 고기 꼬치구이도 있고,
이 계절에는 과일이나 생선도 맛있을걸?
- 와, 정말인가요?
그거 꼭 먹어 보고 싶……
- 아…… 아뇨. 이래 봬도 일단
갈라테아가의 차기 당주인지라……
- '갈라테아가의 차기 당주' 말이지.
전에 했던 얘기의 답은 찾은 거야?
- 아뇨, 아직. 제가 오늘 여기에 온 것도
그 답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 ……기사로서 폐하를 곁에서 지키는 건
제 꿈이자…… 제 소중한 사람의 직무였어요.
- 그와 똑같이 기사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그 사람처럼 폐하를 지킬 수는 있을 거예요.
- 예를 들어, 온 가문 사람이 농업을 배워서……
병사들과 함께 왕령 경작에 나서는 거죠.
- 오, 그거 재미있겠다.
영주가 직접 다른 영지를 경작하러 가는 거네.
- 분명 그렇게 해서 왕령이 풍요로워지면
왕가에 불만을 품는 녀석도 줄어들 테고……
- 결과적으로는 왕을 지키는 길로
이어질지도 모르겠어.
- 응원한다
- 고용해 달라고 한다
- 뭐가 됐든, 네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면
난 친구로서 힘껏 응원해 줄 거야.
- 그럼 모처럼이니, 제가 가문을 상속하고 나면
당신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할까요?
- 저희 할머님이 용병단 사람들에게
여러 일을 맡기셨던 것처럼요.
- 왜 그렇게 되는 거야. 영주님 대신에
매일 맛있는 꼬치구이를 사 오라는 건가?
- 저, 정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 농담이야. 그래도 응원하겠다는 마음은
진심이니까 열심히 해, 잉그리트.
- 그럼, 혹시 잉그리트가
갈라테아 백작 자리를 계승하고 나면……
- 나도 고용해 줄래?
전에 얘기했던 토비아스 용병단처럼.
- 어머, 그렇게 되면 제 오른팔로서
이런저런 일을 해 주셔야 할 텐데요?
- 저희 할머님이 용병단 사람들에게
여러 일을 맡기셨던 것처럼요.
- 나만 믿어. 뭣하면 영주님 대신에
매일 맛있는 꼬치구이를 사다 줄게.
- 저, 정말.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가요!
- ……그래도, 감사합니다.
후후. 그 말, 기억해 두셔야 해요.
- 저희 할머님이 용병단 사람들에게
여러 일을 맡기셨던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