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ERO_MF], 얘기 들었어. 너 아빠랑 엄마가 안 계신다면서?
  2. 응. 나를 길러 주신 어머니는 돌아가셨어. 낳아 준 부모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고.
  3. ……힘들어?
  4. 신경 쓰인다고 답한다
  5.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한다
  6. 힘들지도 외롭지도 않지만,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는 신경 쓰이지.
  7. 내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게 불안하기도 하고.
  8. 아니, 사별한 건 꽤 오래전이니까, 이제 와서 힘들거나 외롭지는 않아.
  9. 다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는 신경 쓰여. 친부모에 관한 기억은 아무것도 없어서.
  10. 그렇구나. 자기가 누군지 모르는데 성격도 밝고 열심히 노력하다니, 넌 참 강한 녀석이야아!
  11. 아니, 그러는 라파엘도 부모님이 안 계시지 않아?
  12. 맞아. 아빠도 엄마도 사고로 죽고 말았거드은.
  13. 그런데도 항상 웃으며 열심히 노력하잖아. 라파엘도 강하다고 생각해.
  14. 응, 나도 강해! 단련도 하고 있고!
  15. ……지금 생각난 건데, 우리 좀 닮은 것 같지 않아아?
  16. 부모님이 없고, 평민인데도 싸우고, 무엇보다……
  17. 무엇보다, 뭔데? 또 뭐가 있어?
  18. 있지! 나도 너도, 좋은 근육을 가지고 있잖아!
  19. 아니…… 체격은 꽤 다르잖아.
  20. 뭐, 나보다 조금 마르긴 했지. 머리는 나보다 좀 더 똑똑한 것 같지만.
  21. 그래도, 나도 여관을 하면서부터 예전보다는 똑똑해졌다고.
  22. 여관?
  23. 응. 사관학교가 휴교하고 나서, 고향에 돌아가 가족끼리 여관을 열었거든.
  24. 여관 일은 힘도 써야 하지만 나름 머리도 써야 하더라고.
  25. 쓴 돈보다 버는 돈이 많아지도록 이것저것 계산도 해야 하고……
  26. 뭐, 나는 못 할 것 같아서 그쪽 일은 여동생한테 맡겨 버렸지만.
  27. 그 대신 요리를 담당했는데, 이게 또 순서가 복잡해서 힘들더라니까.
  28. 뭐, 전문이 아닌 일을 시작하면 이래저래 헤맬 일이 많은 법이지.
  29. 나도, 이 군대에 들어와서 고생 많이 했어. 용병단 때와는 전혀 하는 일이 달라서.
  30. 싸우는 건 똑같잖아? 뭐가 다른데?
  31. 책임의 무게라고 답한다
  32. 싸우는 방식이라고 답한다
  33. 용병은 무슨 일을 해도 자기 책임이거든. 게으름 피우면 보수를 받지 못할 뿐이고.
  34. 군대에선 통솔하는 병사의 책임도 져 줘야 하니까. 그 부분이 나한테는 큰 차이점이야.
  35. 용병단의 싸움은 규모도 작고, 각자 알아서 싸우는 일이 많거든.
  36. 군대의 싸움은 부대 단위로, 심지어 연계하며 싸우니까, 그 부분이 나한텐 큰 차이점이야.
  37. 또, 군대에는 전투 말고도 다른 일이 많잖아? 지급받은 무기나 물자를 관리한다거나……
  38. 계산이 싫은 것까진 아니지만 익숙하지 않은 데다,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힘들어.
  39. 너도 계산은 익숙하지 않구나! 우리, 알면 알수록 닮은 것 같다.
  40. 이젠 남 같지가 않네. 내가 응원해 줄 테니까, 힘내!
  41. 고마워, 나도 널 응원할게. 서로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