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흐음.
  2. ……호오.
  3. ……이그나츠잖아. 뭐 읽는 거야?
  4. ……우와아.
  5. '우와아'라니. 전혀 안 듣고 있잖아…… 이그나츠!
  6. 으아아악! 뭐, 뭐예요, 갑자기. 놀라게 하지 마세요……
  7. 미안, 미안.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길래.
  8.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묻는다
  9. 이상한 소리를 내던 것을 지적한다
  10. 꽤나 열중해서 읽던데, 무슨 책이야? 전술서는 아닌 것 같고.
  11. 아, 이건 『포드라 밖 여행기』라는 포드라 주변 세상을 소개하는 책이에요.
  12. 책 읽으면서 이상한 소릴 내던데, 배라도 아픈 거야?
  13. 아니에요! 『포드라 밖 여행기』를 읽다가 놀라거나 감탄하느라, 저도 모르게 소리가……
  14. 그런 책을 일부러 가지고 온 거야? 재미있어 보이긴 하네.
  15. 네, 재밌어요! 누가 썼는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각지를 여행하며 쓴 기록이거든요.
  16. 토지마다 서식하는 동물도, 식물도, 채굴할 수 있는 광물도 전혀 달라요.
  17. 물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양식도 정말 다양하고요.
  18. 음식도, 복장도…… 아, 특히 흥미로운 건 건축 양식이에요.
  19. 포드라 유적에서 볼 수 있는 고대 양식 건조물이 어째선지 한참 멀리 떨어진 섬에서……
  20. 알았어, 알았어. 이제 충분해. 마치 직접 본 것처럼 얘길 하네.
  21. 아하하…… 항상 제가 여행하는 거라고 상상하면서 읽고 있거든요.
  22. 사실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긴 하지만, 실제로 가기는 힘드니까요.
  23. 저는 지금, 기사가 되어 버렸으니까……
  24. 기사가 불만인지 묻는다
  25. 흘려듣는다
  26. 그 말투…… 실은 되고 싶지 않았던 거야?
  27. 아, 아뇨! 그럴 리가요!
  28. 흐음……
  29. 아…… 아니, 딱히 기사에 불만이 있다든가, 그런 건 아닌데요!?
  30. ……모처럼 흘려들어 줬더니. 정말 불만 없는 거야?
  31. 정식으로 기사가 되어서, 아버지와 형도 기뻐하시고 있거든요.
  32. 가족이 기뻐해 주니까 어쩔 수 없이 기사가 되었다, 라……
  33. 아, 아니라니까요. 저도 기사가 되어서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34. 여행도 못 가는데?
  35. 네, 각지를 돌아다니며 싸우면 그게 여행이나 마찬가지니까요.
  36. 아, 물론 임무가 우선이지만요. 멋대로 돌아다니거나 하진 않는다고요?
  37. 그 말은…… 실은 멋대로 돌아다니고 싶다는 거지?
  38. 정말, 아까부터 뭐예요! 짓궂으시네, 유도 신문이잖아요.
  39. 현실이 자유롭지 못한 만큼, 이렇게 책을 읽고 상상으로 좋아하는 곳을 여행하고 있으니까요.
  40. 저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