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기, 로드릭씨. 내 얘기 좀 들어 봐.
  2. 무슨 일이시죠, [HERO_MF]님.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3. 결국 이번 겨울은 싸우면서 시간을 다 보내게 되었어.
  4. 하지만, 만약 전쟁이 다음 겨울 때까지 일단락되어서 북으로 돌아가게 되면……
  5. ……돌아가게 되면?
  6. 눈싸움하면서 놀아 보고 싶어.
  7. 디미트리한테 들었는데 퍼거스의 아이들은 겨울에 그러면서 논다며.
  8. 실은 아직 해 본 적이 없거든. 기왕 왕국에 있을 거면 해 보고 싶어서.
  9. ……하하하! 그렇군요, 좋은 생각입니다! 그게 꽤 깊이가 있는 놀이거든요.
  10. 여러 진영으로 나뉘어서 싸우면 전술의 중요성이 커져서 재밌어지거든요.
  11. 전술…… 눈덩이를 던지는 것뿐인데 상당히 본격적으로 하는구나……
  12. 제가 어렸을 적에 저와 선왕 폐하, 변경백 이렇게 셋이서 실력을 겨룬 적이 있었습니다.
  13. 비슷한 또래의 종사들을 각자 이끌고 겨울 산에 들어가서 싸웠지요.
  14. 호오…… 재밌었겠다. 전투의 결과는 어떻게 됐어?
  15. 우선 처음 희생양이 된 것은 저였습니다. 조용히 적의 동향을 살피고 있었는데……
  16. 선왕 폐하가 종사들을 적당히 싸우게 하고선 혼자서 적장인…… 저에게 기습을 가했습니다.
  17. 결국 누구도 그 녀석을 잡지 못하고 당연하다는 듯 패배를 맛보게 되었지요.
  18. 역시 디미트리의 아버지라고 해야 하나, 혼자서 돌격하기 좋아하는 건 똑같구나……
  19. 하하, 그렇게까지 당하니 그냥 분하다는 생각조차 들지가 않더군요.
  20. 문제는 변경백…… 마티아스 쪽이었습니다. 그는 옛날부터 아주 성격이 나쁜 자여서……
  21. 숲속의 곳곳에 복병을 배치하고 선왕 폐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2. 눈싸움에 복병을? ……실뱅이 못된 꾀가 많은 것도 이해가 가는군.
  23.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24. 마티아스의 성격은 다들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왕 폐하도 복병을 피해 진군했다더군요.
  25. 그렇게 드디어 대장끼리 마주 보게 된 것까진 좋았는데……
  26. 저희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군나르…… 지금의 갈라테아 백작이 온 겁니다……!
  27. 그는 저희 셋의 목덜미를 붙잡고는 설산은 위험하다면서 끌고 돌아갔지요.
  28. 하하하, 역시 잉그리트의 아버지네. 결국 승부를 내지 못했다는 거구나.
  29. 그랬으면 셋 다 실망이 컸겠네. 하하,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지어졌군.
  30. 벌써 몇십 년 전의 이야기지만 지금도 잊히지 않는 추억입니다.
  31. 올겨울, 혹시 설산에 놀러 가신다면 그때는 꼭 저도 구경하게 해 주십시오.
  32. 꼭 부르겠다고 대답한다
  33. 참가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34. 그래, 그렇게 되면 꼭 부를게. 뭐, 먼저 전쟁부터 끝이 나야겠지만.
  35. 하하하, 전쟁이 끝난다면 끝나는 대로 그때는 활개를 치며 놀아야지요.
  36. 당신은 참가 안 해도 돼? 디미트리나 변경백에게 얘기해 두면……
  37. 완전히 똑같은 상대는 아니어도 그때 일을 갚아 줄 수 있을지도 몰라.
  38. 음…… 그렇군요, 듣고 보니 그 말이 맞습니다. 그럼, 그때는 꼭 참가하게 해 주십시오.
  39. 겨울을 맞이하려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만 조금은 기대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