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역시 불리한가. 여기는 다음에 다시 오는 게 좋겠다.
  2. 홀스트씨가 욕심을 부려서 적병에게 말을 걸고 그러니까……
  3. 아군인 척하면서 싹싹하게 말을 걸면 눈치채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지.
  4. 그래서 말렸잖아. 아무리 봐도 당신이 일반 병사처럼 보이진 않았겠지.
  5.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경험이다. 얻은 게 있으니, 철수하도록 하지.
  6. 아마 적군 수색 부대가 여럿 나왔을 거야. 둘이서 행동하면 너무 눈에 띌 텐데……
  7. 여기서 해산할까? 홀스트씨라면 혼자서도 쉽게 도망갈 수 있잖아.
  8. 이견은 없다. 너도 혼자인 편이 움직이기 쉬울 테니까.
  9. 그럼, 여기서 가장 가까운 아군 진지 앞에서 만나기로 하지. 해 뜨기 전에는 도착할 거다.
  10. 알았어, 무운을 빌게.
  11. 그래, 너도 조심해라.
  12. 어휴 힘들어…… 어떻게든 적에게 들키지 않고 아군 진지까지 돌아왔네.
  13.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군. 홀스트씨는 먼저 도착……하지 않은 건가?
  14. 이쪽 지리에 어두운 나보다 늦어지다니, 설마 적에게 들켜서……
  15. ………………
  16. 어라, 이 소리는…… ……홀스트씨?
  17. ……음냐? 오, 돌아왔나.
  18. 미안하다, 지쳐서 잠들어 버렸어. 밤새도록 싸우다 보니.
  19. 싸웠다고……? 적에게 들킨 거야!?
  20. 아니, 도중에 적의 감시용 초소를 발견했거든. 이왕 발견한 거, 해치워 버리자 싶어서……
  21. 부수러 갔더니 생각보다 많은 적병이 안에 있더군.
  22. 잘 확인하지도 않고…… 대담하네.
  23. 그래서, 그 녀석들과 싸우다가 증원까지 몰려오는 바람에……
  24. 하아…… 그런데도 용케 무사했구나.
  25. 무사했지만, 역시 지치더군. 욕심을 내는 게 아니었어, 정말.
  26. 그렇다니까. 또 하나 배웠네, 홀스트씨.
  27. 그래, 역시 실전에서 배우는 건 끝이 없지. 이러니 그만둘 수가 없다니까.
  28. 너도, 또 함께하지 않겠나? 설마, 벌써 질려 버린 건 아니겠지?
  29. 기꺼이 함께한다
  30. 질렸지만 함께한다
  31. 아니, 기꺼이 함께할게. 나로서도 배우는 게 많고, 뭣보다……
  32. 솔직히, 질릴 때도 많은데 앞으로도 함께 하도록 할게.
  33. 당신과 있으면, 전혀 지루하지 않으니까.
  34. 하하하, 영광이군. 너와는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