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먼저 온 손님이 있었네.
- 어, 너구나.
독서 중이니 신경 안 써도 돼.
- 넌 누구랑 약속이라도 있어?
심심하면 이걸 읽도록 해.
- 그래, 고마워……
- ……있잖아, 너는 마도나 문장 같은
이상한 힘에 흥미가 있지?
- ……? 있는데, 왜?
뭐 궁금한 거라도 있어?
- 아니, 그런 것치고 내 힘에는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싶어서.
- ……흥미를 보였으면 좋겠어?
- 긍정한다
- 부정한다
- 그래, 나는 내 힘의 정체를 알고 싶어.
- 그래서 네가 흥미를 보이는 쪽이
나한테도 이득이거든.
-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내 힘에 흥미를 안 보이는 게 신기해서.
- 게다가 휴베르트가 겁을 주던데?
네가 몸을 마구 조사할 수도 있다고.
- 으~음, 그래도 말이지.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 것엔 끌리지 않는걸.
- 그럼 어쩔 수 없지.
무슨 이유라도 있어?
- 글쎄…… 네가 그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검밖에 없어서……일까?
- 네 힘이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 그 꺼림칙한 검은 별로 연구 의욕이
생기질 않는다니까.
- 꺼림칙하다니……
- "영웅의 유산"을 본 적 있어?
그것도 상당히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거든.
- 하지만 두려움 속에 신성함도 느껴져.
그에 비해 네 검은……
- 뭐라고 할까, 무기질이라고 해야 하나.
- 어렵게 말하자면, 조물주의 의도가
느껴지지 않는 냉철한 조형이야.
- 네가 이 형태를 생각해서 만든 건
아니잖아?
- 그렇다는 건, 검의 형태를 바꾸거나
검 이외의 것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면……
- 내 힘에 흥미가 생기겠지?
- 그런 게 가능해?
꼭 내 앞에서 보여 줬으면 좋겠네.
- 이거 기대되는데. 나를 위해서 그런
재미있는 소재를 제공해 준다니.
- 기가 막혀서 웃는다
- 살짝 화낸다
- 하하하, 말만 해 본 거야.
할 수 있다곤 보장 못 해.
- 린하르트, 무슨 말인진 알겠지만……
좀 심하잖아.
- 뭐야, 네가 먼저 한다고 한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