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HERO_MF]……
- 베르나데타……
저번엔 미안했어……
- 아니, 네 잘못이 아닌걸……
베르야말로 미안.
- 설마, 그렇게 될 줄은……
- 우리 부대에서 제일 험악하게 생긴
사람과 인사하는 것까진 괜찮았는데……
- 긴장을 이기지 못한 네가 그 자리에서
도망치려고 뛰쳐나가다가……
- 거기 있던 말의 꼬리를 밟아 버려서
폭주한 말이 여기저기 다 부수는 사태가……
- 으으…… 베르의 실수야아……
- 위로한다
- 결정타를 먹인다
- 누구나 실수하는 법이야.
이제 잊어버리자.
- 고마워……
- 안나씨에게 긴장 완화 향초를 사는 게
더 싸게 먹혔을 거라는 점은 슬펐지.
- 으윽……
- 거기에 수상한 항아리까지 살 수 있을 만한
피해액이었대.
- 그, 그럴 수가……
- 그건 그렇고,
낯가림은 어떻게 좀 하고 싶지 않아?
- 틀어박히는 것과는 달리 타인에게 민폐를
끼친다는 것이 우연히 밝혀졌잖아.
- 그렇지……
아니, 틀어박히는 건 극복했잖아!
- 그렇지……
틀어박히는 건 민폐는 아니니까.
- 하지만 억지로 해도 그런 결과가 된다면
조금씩 적응해 나가는 수밖에 없겠어.
- 조금씩이라면?
- 내가 무서운 사람이랑 이야기하는 걸
몰래 본다든가……
- 그러다가 이야기 내용이 재밌으면
의외로 낯을 안 가리게 될지도 모르잖아?
- 딱히 베르는 이야기가 재밌는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닌데?
- 아무튼 무섭지만 않으면, 진지하고
따분해도 전혀 문제없으니까!
- 그건 그것대로 어려운데……
- 아, 하지만 적응하는 건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을 거 같아.
- 호오, 왜?
- 그, 솔직히 너도 무서웠는데
이것저것 하는 사이에 익숙해졌거든.
- 이제 낯도 안 가리잖아?
후후훗~
- 기뻐한다
- 마냥 기뻐하기에는 찝찝하다
- 기쁘다.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알아서 다행이야.
- 그렇다면 계속 적응해 나가자.
- 추측이긴 한데, 함께 무언가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 그럴지도 모르겠네.
- 어쩐지 마음에 걸리는 태도지만……
익숙해졌다는 건 기쁘네.
- 함께 뭔가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으니,
역시 과격한 방법을 써 버려?
- 히이익!? 과격한 방법은 안 돼!
결단코, 반대야!
- 후훗, 농담이야.
미안, 미안.
- 뭐, 앞으로도 우리 사이좋게 지내자.
베르나데타.
-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