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봐, 뭐가 문제지.
평소보다 얕게 파고드는군.
- 넌 그런 차이도 간파하는구나.
이래저래 생각할 게 있어서……
- 생각에 몰두하다 보니 네 검이 다가와서,
그만 어중간한 공격을 하고 말았어.
- 훈련 중에 쓸데없는 생각 마.
검이 둔해지면 상대하는 나한테도 민폐라고.
- 넌 이따금, 정말 아무런 전조도 없이
집중이 흐트러질 때가 있더군.
- 아군을 상대로 한 훈련 중이니 망정이지,
전장에서 그러면 목숨이 날아갈 거다.
- ………………
- 이봐, 전에도 말했을 텐데.
할 말 있으면 빨리 말하라고.
- 말한다
- 말하지 않는다
- 아니, 펠릭스는 나도 잘 관찰하고
있구나 싶어서.
- 이 정도는 검만 주고받아도 알 수 있어.
- 그리고…… 저번 일 좀 갚아 준 걸로
이러쿵저러쿵 투덜대지 마.
- 후후, 불평하는 건 아니야.
- 아니. 저번하고는 다르게
할 말이 있었던 건 아니야. 정말로.
- 흥…… 뭐, 됐다.
- 그나저나 알 수 없는 게 하나 있는데.
네…… 그 검. 누구에게 배웠지?
- 기사의 검술이 아닌 건 분명한데,
용병의 검술이라기에도 독특한 자세야.
- 따로 스승이 있는 건 아니야.
뭐…… 독학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
- 물론, 이런저런 용병단에서 검을
잘 쓰는 사람들에게 배우긴 했지만.
- ……그렇군, 납득이 돼.
어쩐지 묘하게 읽기 힘든 움직임이더라니.
- 검술에는 정석이란 게 있어. 그건
기사의 검도, 용병의 검도 마찬가지야.
- 하지만 네 움직임은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
그 이상한 검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 그렇네, 검을 뽑을 필요가 없으니까.
필연적으로 보통 검술과 다른 동작이 되지.
- 그렇게 보면 어설프게 가르침을 받느니
독학으로 검을 배워서 다행이었을지도 몰라.
- 독자적인 검술이라. 흥미롭군……
[HERO_MF], 그걸 가르쳐 줘.
- 하지만 내 검은 나밖에 못 쓰니까
똑같이 움직일 수 있을 거란 보장은 없는데.
- 그건 내가 해결할 문제야. 「독학」으로.
전투 방법은 많이 배워 둬서 나쁠 것 없지.
- 승낙한다
- 거절한다
- 알았어. 자신은 없지만,
내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쳐 볼게.
- 대신 나한테도 가르쳐 줘.
전투 방법은 많이 배워 둬서 나쁠 것 없잖아?
- 그만두는 게 좋을걸. 누구한테
가르쳐 줄 만큼 훌륭한 검술도 아닌데.
- 쳇, 그럼 넌 그대로
내 대련 상대나 하고 있어.
- 가르칠 생각이 없다면
내가 멋대로 기술을 훔치면 그만이니.
- 뭐, 멋대로 훔치는 건 괜찮은데……
나도 네 기술을 훔칠 거야.
- 네 검은 기사의 검처럼 보여.
그런데도 기사답지 않아. 좋은 의미로.
- 말로 잘 표현할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고 해야 하나……
- 우리의 검술을 잘 조합하면
분명 더 강해질 수 있을 거야.
- ……그럴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