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O_MF]……
잠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 응? 마침 쉬려던 참이긴 한데……
무슨 일이야?
- 당신과는 계속 서먹서먹한 상태라
슬슬 이 관계를 해결해야겠다 싶어서……
- 으음…… 서먹서먹했었나?
- 했어요.
그 사건 이후로, 적어도 저는……
- 과자 사건인지 묻는다
- 유령 사건인지 묻는다
- 아, 리시테아가 숨어서 몰래 과자를
먹는 걸 우연히 목격한 사건 말하는 거야?
- 아, 리시테아가 유령이 나왔다고 소리쳐서
보니까 그냥 마른 나무였던 사건 말하는 거야?
- 그거라면 아무한테도 말 안 했고
나도 아무 생각도 없어.
- 아, 아니에요! 그것도 그렇지만
더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잖아요?
- ……혹시, 내가 널 어린아이 취급해서
화냈던 사건이야?
- 네, 그거예요.
- 꽤 오래전 이야기잖아……
그걸 계속 담아 두고 있었구나.
- 왜냐면…… 그때는 그만 참지 못하고
억지를 부려 가며 물고 늘어지는 바람에.
- 사과해야지, 사과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좀처럼
말을 꺼내지 못해서…… 저기, 죄송했어요.
- 아니, 나야말로 미안했어.
네가 신경 쓰는 걸 말해 버려서.
- 그런데, 왜 어린아이란 단어가
그렇게까지 거슬리는 거야?
- 난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히 흘려들어도 되는 이야기잖아.
- 그치만…… 실제로 다른 사람들보다 좀
나이도 어리고, 키도 작고……
- 얼굴도 굳이 따지자면 어려 보이니……
- ……그런가?
지금의 너는 그렇게 어려 보이진 않는데.
- 그, 그런가요?
- 그래, 다시 보니 미인이네.
행동도 침착해서 어른스럽고.
- 아, 아니, 그 정도까지는……
- 뭣보다, 장수로서의 실력은 어른도 무색하게……
- ……잠깐. 「어른도 무색하게」라면
결국 전 어린아이란 얘기잖아요!
- 아차…… 방금 한 말은 실수야.
진짜로 하고 싶었던 말은……
- 또 그렇게 변명하시는 건가요.
당신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잘 알았습니다.
- 하아…… 이러면 또 틀어진 채로 끝날걸?
- 윽…… 그렇네요. 이쯤에서 용서하는 게
어른스러운 대응이겠죠.
- 오, 역시 리시테아!
그래야 진짜 어른이지.
- 뭔가 좀 걸리긴 하지만…… 앞으로도 대등한
어른의 동료로서, 잘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