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냐아아아앙……
  2. 어라…… 고양이잖아. 잔뜩 겁을 먹었네.
  3. 왜 그래? 누가 쫓아오니? 후후. 뭐, 대답할 리가 없……
  4. …………………
  5. ………………!? 왜, 왜 그래, 예리차.
  6. ……어? 전에도 이런 일 있지 않았나?
  7. ……여기에 있었군.
  8.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9. 네가 아냐…… 그 녀석이다. 식량고를 어지럽혔다……
  10. 그 녀석이라니, 이 고양이 말이야……?
  11. ……그 녀석은 발이 빨라. 전에도 나에게서 도망 다닌 적이 있다……
  12. 흐음, 도망 다닌 적이…… 잠깐, 아! 혹시, 전에 네가 쫓아다닌 게……
  13. 그 녀석이다…… ……상처를 입었었다.
  14. 상처를 봐 주려고 했더니…… 도망쳤다. 결국…… 병사가 잡았지만……
  15. …………………
  16. …………………
  17. 그랬구나…… 도망쳤다는 건 사람이 아니라 고양이였어.
  18. 그러고 보니, 사람이라고는 한마디도 안 했던 것 같네. 착각했어.
  19. 아니…… 나도, 설명이 부족했다.
  20. 그런데, 솔직히 의외야. 네가 고양이를 챙겨 주려 하다니.
  21. 사람이든 짐승이든, 그 누구도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를 풍기잖아.
  22. 내가 혐오하는 것은…… 사람뿐이다.
  23. ……고양이를 돌본 적도 있다. 바르텔스가 저택에서, 누님과……
  24. 아, 그렇구나. 그럼 예전엔 고양이도 겁먹지 않았었나 보네.
  25. ……그래.
  26. 하지만 그 고양이도, 어머니와 누님이 떠나고…… 언젠가부터 행방이 묘연해졌다……
  27. 피투성이인 내가, 두려웠던 걸지도 모르지……
  28.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한다
  29.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30. 고양이에 관해선 잘 모르지만, 짐승은 위기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니까.
  31. 네가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는 걸 느꼈을지도 모르겠네.
  32. ………………
  33. 고양이에 관해선 잘 모르지만, 돌봐 주던 사람을 그렇게 쉽게 잊어버릴까?
  34. ……나에게 묻지 마라.
  35. 으음~ 아무튼 그건 그렇고. 너는 이 식량 도둑을 잡아서 어쩌려고?
  36. ……데려간다. 더 이상 도둑질을 못 하도록……
  37. 히야아옹!?
  38. 잠깐! 뭘 하려던 거야? 겁먹어서 도망가 버렸잖아.
  39. 식량을 주려고 했을 뿐이다…… 왜 겁을 먹은 것인지……
  40. ……네 좋은 면을 고양이가 알게 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