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나쁘지 않은 결과였군!
이야, 하지만 오늘은 좀 위험했어.
- 내가 튀어나온 곳에 적의 궁수 부대가
대기하고 있었을 땐, 순간적으로……
- 「어이없는 최후지만 이런 게 인생이지」
……하고 각오를 했다니까.
- 무슨 소리야? 강풍으로 적이
노릴 수 없는 데를 파고들어서……
- 시원하게 걷어차고 다녔잖아.
그거 다 계산한 것 아니었어?
- 그래, 뭐 바람이 센 건 알고 있었지만……
- 만약 바람이 멎으면 좋은 표적이 되겠지만
안 멎는다는 것에 걸었던 거지?
- 나는 절대 할 수 없는 도박이야.
역시 발타자르라고 생각했어.
- 무슨 바람이 불어서?
생사에 관련된 도박은 싫어한다며?
- 그렇긴 한데, 너처럼 계속 살아남는 예시가
눈앞에 있으니까……
- 결과도 좋았잖아.
네 전투 방식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어.
- 이젠 그냥 네가 오래 살기만을 바랄 뿐이야.
- ………………
- 인정해 준 건 고맙지만……
오늘은 도박을 했던 게 아니었어.
- 기세가 좋았으니까, 우쭐대다가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거지.
- 그때 우연히 바람이 불었을 뿐,
평소 같았으면 죽었을 거야, 난.
- 놀란다
- 믿지 않는다
- 그저 우연이었다고?
그건 그것대로 놀라운데……
- 농담하지 마.
그게 우연일 리가 없잖아.
- 우연이야. 그래서 난 너에게
이렇게 말하려고 했었어.
- 오늘 일로 넌더리가 났다, 이제 목숨을
거는 건 안 하겠다……라고.
- ……!
그건 좋은 생각인데.
- 하지만, 네가 인정해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역시 계속 걸어 봐야겠어.
- 나한테는 그게 맞아.
이 정도로 포기할 순 없지.
- 뭐? 무슨 소리야?
그래서 오늘 죽을 뻔했잖아?
- 아까 했던 말 다 취소야.
인정하지 않으니까, 그만둬.
- 아니지, 어엿한 전사가 한번 했던 말을
쉽게 뒤집어엎어서야 쓰나!
- 과정에 오해가 있었을지언정
결과적으로 너는 나를 인정했어. 맞지?
- 그렇게 말할 거면, 너도 목숨을 거는 건
그만두겠다고 하려고 했잖아?
- 어엿한 전사가 한번 정한 것을
쉽게 뒤집어엎지는 말라고.
- 난 아직 입 밖으로 내뱉지는 않았다.
너랑은 다르거든?
- 패배를 인정한다
- 말싸움을 계속한다
- ……그건 그러네.
억지긴 하지만 살짝 일리는 있어.
- 그렇지?
깔끔하구만, 너는.
- 그래도 아직 불만을 말하고 싶다면
나중에 승리를 축하하면서 이야기하자고.
- 무슨 억지를 부리는 거야. 그 뒤에 결국
입 밖으로 내뱉었으니 마찬가지잖아.
- 아니지, 그건 똑같은 게 아니지.
- 불만이 있다면 나중에 들을게.
식당에서 오늘의 승리를 축하해야 하잖아?
- 어쩔 수 없네.
그때까지 변명이나 실컷 준비해 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