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 카스파르…… 잠깐,
그 책더미는 뭐야?
- 설마 그걸 들고 단련하려는 건 아니지?
- 안 해! 날 뭘로 보고 그러는 거야.
책이니까 당연히 읽겠지!
- 뭐어!? 카스파르가 독서를……!?
뭐 상한 거라도 집어 먹었니?
- 이거 이거, 우습게 보면 곤란해.
나도 책 두세 개 정도는 쫙쫙……
- 이거 이거, 린하르트 같은 소리를 하네.
나도 책 두세 개 정도는 쫙쫙……
- 잠깐, 책이 찢어지는 것 같은 표현은
간담이 서늘해지니 하지 말아 줘.
- 그리고 책은 두세 권이라고 해야지.
……진짜 걱정되기 시작했어.
- 윽, 걱정할 필요 없어, 도로테아.
나는 깨달았거든.
- 제국군을 이끌어 갈 장수는 완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말이야.
- 우리 아버지는 저렇게 보여도
이런 부분까지 꽤나 확실히 하시거든.
- 제국의 군무경이니까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일이지.
- 군무경이라고 하니…… 카스파르,
이런 얘기 들어 봤어?
- 그리핀 전쟁 시절, 제국에 프란시스라고 하는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장군이 있었어.
- 그는 실력은 정말 좋았지만
학문이 모자라 모두에게 바보 취급을 당했지.
- 윽, 설마, 나도 바보 취급을 당할 거란 얘기야?
그렇다면 곤란한데……
- 아냐. 당시 황제는 그에게 이렇게 명령했어.
학문을 닦아라, 안 그러면 병사를 이끌 수 없다.
- 그는 황제의 뜻을 따라 필사적으로 공부했어.
특히 전략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게 되었지.
- 그 결과, 그는 전쟁에서도 크게 활약했고
최종적으로는 군무경에까지 오를 수 있었어.
- 오오, 대단한데!
그렇군, 나도 그 녀석을 본받으란 얘기구나!
- 맞아. 당시의 황제와 신하들이
그를 칭찬했던 인상적인 말이 하나 남아 있어.
- 「해가 다섯 번 뜨고, 다섯 번 지면,
졸병도 천하 대장군이 될 수 있다」……라고.
- 닷새를 계속 공부하면 평범한 병사도 전군을
지휘하는 대장이 될 수 있다는 뜻이지.
- 닷새!? 아니, 닷새는 무리지!
책 한 권 읽는 데만 닷새가 걸리는데!?
- 적어도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의
시간은 있어야……
- 전쟁이 끝날 때까지 걸린다면
활약할 기회도 없어지지 않아?
- 이런…… 그렇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도로테아!
- 어쩔 수 없지, 도와줄게.
나도 공부가 될 테니까.
- 오오, 고마워!
너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