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 메르세데스, 나갔다 왔어?
- 응. 오늘은 카믈로스에 가서
교단을 도와주고 왔어~
- 그렇구나. 마을 상태는 어땠어?
- 마을 사람들은 모두 건강해 보였는데,
교단 분들은 바쁜 것 같았어……
- 이번에 전쟁이 시작됐을 때 많은 사람이
퍼거스로 피난해 왔잖아?
- 다른 마을도 많은 사람을 받아들였지만
역시 카믈로스는 특히 더 바쁜가 봐.
- 왕도에서도 사람이나 물자를 보내야
하나…… 다음에 레아님에게 확인해 볼게.
- 고마워, 디미트리.
교단 분들도 분명 기뻐하실 거야~
- 실은 나도, 교단을 받아들여 준 당신에겐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 당신 덕분에 많은 사람이
갈 곳을 잃지 않게 되었으니까.
- ……그러고 보니 너도 어릴 적에
제국에서 왕국으로 도망쳐 왔었지.
- 응. 그땐 정말 힘들었어. 먹을 것도
비바람을 피할 곳도 없어서……
- 만약 사제님이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어떻게 됐을지 몰라.
- ………………
- ……어머? 왜 그래~?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하고……
- 아…… 아니야. ……메르세데스,
미안하지만 약한 소리 좀 해도 될까?
- 어머나. 약한 소리를 하는 데에 일일이
허락 같은 건 안 받아도 돼~ 얘기해 봐.
- 정말 중앙 교회를 받아들인 게 잘한 건지,
난 계속…… 판단이 안 서.
- 그들을 받아들인 탓에
제국에게 침략의 구실을 주고 말았어.
- 하지만 당신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서
받아들인 거잖아?
- ……맞아. 세이로스교는 왕국의 역사,
그리고 왕국의 정치와 깊은 연관이 있어.
- 왕권은 교회로부터 인정받는 것이고
촌락 통치에도 도움을 주고 있지……
- 그걸 저버렸다면 큰 소란이 일었을 거야.
나라는 다시 분열되어 혼란에 빠졌겠지.
- 으음~ 어렵네…… 무엇을 택하든
싸움은 일어났을 거란 말이구나……
- 적어도 마을 사람들은 당신에게
감사할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 그런 단순한 일이 아니겠지, 분명.
미안해, 아무 말도 해 줄 수가 없어서.
- 아, 아니…… 사과해야 하는 건 내 쪽이야.
재미없는 이야기를 꺼내서 미안.
- 신경 쓰지 마.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졌다면 좋겠는데.
- 이야기를 했더니 속이 꽤 후련해졌어.
고마워, 메르세데스.
- 너도, 혹시 무슨 일이 있거든
내게 의지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