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쉬. 마침 잘 왔군.
- 무슨 일 있어? 그건…… 차구나.
혹시 쉬는 데 내가 방해한 건가?
- ……아니. 신경 쓰지 마.
그보다 이 차를 네가 마셔 줬으면 한다.
- 어, 그래…… 앗. 혹시
이 약초 차, 두두가 만든 거야?
- ……맞아. 흥미가 생겨서
약초에 대해 좀 조사해 봤지.
- 폐하께 내어 드리려고
시험 삼아 몇 개 만들어 봤는데……
- 네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
- 아하, 그런 거였구나.
그럼 고맙게 마실게.
- ………………
이 맛은……
- ……어때.
- 두두.
이 약초, 혹시……
- 전에 네가 따 온 것과 같은 꽃이다.
다른 약초도 몇 개 섞어서 달였지.
- 왕도의 약사들이 자주 만든다고 쓰여 있더군.
……입에 안 맞았나?
- 아니, 그 반대야!
뭔가 그리운 맛이 나서……
- 그래…… 맞아. 이거, 내가 로나토님
밑에서 자랐을 때 마시던 거야.
- ……로나토 경이 내어 주었던 건가.
- 응…… 그 시절 일들은 아직 기억이 나.
그 왜, 난 귀족과는 인연이 없는 출신이라……
- 로나토님과 함께 살기 시작했을 때
뭘 하고 있어도 긴장돼서 힘들었거든.
- 그러던 중에 그분께서 내어 주신 차를
마시니까 무척 차분해졌었어.
- ……이 차에는 마음을 가라앉혀서
긴장을 푸는 효과도 있다고 쓰여 있었다.
- 로나토 경이 네가 안심할 수 있도록
손을 써 준 것일 수도 있겠군.
- 응…… 다른 분도 아니고 로나토님이시니
분명 날 배려해 주신 걸 거야.
- 엄청 어렸을 때 일이라
이 차가 어떤 건지도 못 물어봤었는데……
- 그렇구나…… 이런 차였구나.
2년이나 왕도에 있으면서도 몰랐어.
- 로나토님은 루퍼스님께도
이 차를 대접해 드렸던 걸까?
- ……본인에게 듣지 못한 건가?
- 응. 오래전에 루퍼스님과
사이가 틀어진 모양이라……
- 난 그분이 왕도에 계셨을 때의 이야기는
전혀 들은 바가 없거든.
- 하지만 약초에 조예가 깊으셨던 건
네가 폐하를 생각하는 것처럼……
- 루퍼스님께 뭔가 해 드리고 싶다고
생각하셨던 걸 수도 있겠다. 상상이지만.
- ……그럴지도 모르겠군.
- ……그럼, 잘 마셨어, 두두!
맛도 좋았고, 마음이 무척 가벼워졌어.
- 괜찮으면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줄래?
이거, 나도 모두에게 만들어 주고 싶어.
- 그래…… 물론이지, 애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