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식을 가져왔다, 잉그리트.
- 두두. 고맙습니다.
아, 맛있어 보이는 과자네요!
- 잘 먹을게요. 마침 일이
잘 안되던 참이라서요.
- 일…… 그건 보고서인가?
- 네. 전에 더스커 지방에서 전투가
있었죠? 그때의 보고입니다.
- ……힘든 싸움이었죠. 더스커가
안정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 물론, 그 사건에 관여했던 자를
붙잡은 건 기쁜 일이지만요.
- ……더스커 사람 중에도
다양한 이들이 있으니까.
- 알고 있습니다. 그들도 우리 같은
왕국 백성과 다르지 않으니……
- 선인도, 악인도 있겠죠. ……문제는
악인의 죄를 선인에게까지 떠맡긴 겁니다.
-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사람이란……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 나도…… 고향을 불태운 퍼거스 사람들이
원망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일 거다.
- 하지만 폐하와 함께 퍼거스에서 지내면서,
여러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았지.
- ………………
- 나뿐 아니라 폐하께까지 돌을 던지며
매도하는 자가 있는가 하면……
- 더스커 사람인 내게
편하게 말을 걸어 주는 이들도 있었어.
- ……전 그것마저 알려고 하지 않았어요.
정말로……
-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설령 폐하가
당신들의 무죄를 호소하셔도……
- 전 지금도 당신들을 미워하고,
계속 두려워했을지도 모릅니다.
- ……하지만 넌 그러지 않았어.
먼저 한 발 내디뎌 다가와 줬지.
- 내가 할 말은 아니겠지만……
넌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 아뇨, 훌륭하다니요.
전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 ……아, 참. 이 일을 끝내고 난 뒤에
마을로 식사하러 나가지 않으시겠어요?
- 그래. 상관은 없다만……
- 실은 전에 맛있는 식사가 나오는 여관에
폐하께서 데려가 주셨었거든요.
- 여관 주인이 더스커 분이신데,
어느 요리든 다 맛있어서……
- 혹시 두두가 괜찮으시다면,
꼭 같이 가 보고……
- 잠깐, 잉그리트.
- 네, 네. ……싫으신가요?
아니면 뭔가 다른 예정이 있으시다거나.
- ……아니, 그런 건 아니야. 다만,
폐하께서 데려가 주셨다고 했나?
- 네? 네. 폐하는 무척 잘 아시는
여관이었던 것 같았어요.
- ……일이 끝나면 불러 줘.
난…… 폐하와 이야기를 하고 오겠다.
- 잉그리트가 동행했다고는 하나, 경솔하게
밖을 돌아다니지 않으시도록 말씀드려야겠어.
- ……비밀로 했어야 했나?
죄송합니다,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