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잖아 애쉬, 좀 들어 봐!
- 아네트?
무슨 일이에요, 그렇게 다급하게.
- 꽃장수 오데트씨 알지?
우리가 글을 가르쳐 줬던……
- 그 사람, 마도학원에 들어간대!
듣자 하니 재능을 인정받은 모양이더라고.
- 와…… 이례적인 입학이네요! 마도학원은
쉽게 들어갈 수 있는 학교가 아닌데……
- 그치! 새삼 모두에게 공부를 가르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 감격스럽네요. 저희가 공부를 가르친 사람이
이번엔 마도학원의 선생님에게 배운다니……
- 마도학원의 선생님이라……
저기, 애쉬. 지금이라서 하는 말인데……
- 내가 널 도우려고 한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어.
- 또 하나……?
어떤 이유인데요?
- 나 있지, 어릴 적엔 마도학원의 선생님이
되고 싶다~ 하고 생각했거든.
- 마도학원이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누군가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일이 하고 싶었어.
- 전에 폐하와도 이야기했지만, 마법을 잘
못 다루는 이에게 마법을 가르친다거나 말이야.
- 그래서, 실제로 마을 사람들에게 공부를
가르쳐 보니까 뭐랄까 엄청 즐거웠어!
- 그러고 보니, 공부를 가르칠 때의 아네트는
무척 활기차 보이긴 했어요.
- 아하하, 그랬던 것 같아. 내가 가르친 걸
상대가 이해해 줬을 때 너무 기쁘더라.
- 지금껏 내가 공부했던 건
이걸 위해서이기도 했구나 싶었어.
- 분명 천직이라서 그럴 거예요.
아네트는 잘 가르치기도 하고……
- 상대가 잘 이해하지 못할 때도
한 명 한 명 끈기 있게 대해 주잖아요.
- 본격적으로 공부를 가르치는 일을
목표로 삼아 보면 어때요?
- 전 아네트 같은 선생님이라면
얼마든지 공부를 배우고 싶을 것 같아요.
- 정말? 어쩐지 부끄럽네……
……좋았어. 나, 노력해 볼래.
- 그럼 지금부터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마도학원 선생님에게도 얘기를 들어 봐야지.
- 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거든
뭐든 얘기해 주세요. 도와드릴게요.
- 앗, 하지만 미안한걸.
내 꿈은 내 꿈이기도 하고……
- 애쉬에겐 훌륭한 기사가 되겠다는
소중한 꿈이 있잖아.
- 처음엔 당신이 먼저 절 도와줬는걸요.
그 은혜는 갚아야죠.
- 게다가…… 당신도 퍼거스의 백성이잖아요.
모두를 돕는 게 기사가 해야 할 일이니까요.
- ……후훗. 훌륭한 기사가 되는 게
꿈이라고 늘 말하더니……
- 애쉬는 이미 충분히 훌륭한 기사가 됐구나.
- 그럼 나중에 신세 좀 질게!
왕성의 책도 빌리러 가고 싶고……
- 언젠가 우리가 들어갈 수 있게 되면
가르그 마크의 서고에도 가고 싶어.
- 그럴 때 같이 가 주면
무척 고맙겠는데……
- 물론이죠. 저만 믿으세요.
- 고마워! 나, 열심히 할게.
지켜봐 줘, 애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