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클로드, 우리 레스터 제후들이 제국과 협조해 나가게 되었다만……
  2. 우리 글로스터가는 이전부터 제국과의 우호 관계를 중시해 왔다.
  3. 그래…… 네 아버지는 친제국파의 우두머리셨으니까.
  4. 뭐 그것도 너의 음흉한 계책으로 한번은 완전히 끊겨 버렸었지만.
  5. 이봐, 아직도 그 얘기야? 깨끗이 사과했잖아.
  6. 훗, 사실을 말한 것뿐이다. 딱히 비난하려는 건 아니야.
  7.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우리 가문은 선견지명을 가지고 있고, 너는 그 뒤를 따르고 있다는 거다.
  8. 뭐, 억지 논리처럼 들리기는 하지만, 그렇게 볼 수도 있겠네.
  9. 그렇다면, 레스터 연방국의 왕위에 어울리는 건 리건가가 아니라……
  10. 글로스터가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
  11. 아니, 그건 네 소망이지 사실은 아니잖아……
  12. 오해하지 마라. 나는 네가 국왕이 된 것에 이견이 있는 게 아니야. 지금으로선 말이지.
  13. 하지만, 네 왕위는 원탁 회의에서 합의로 결정된…… 이른바 "선출된 왕"이다.
  14. 바꿔 말하면 "임시 왕"이라는 거지. 앞으로도 리건가의 세습이 약속된 지위는 아니란 얘기다.
  15. 다음 왕으로서 거론될 이름은, 당연히…… '로렌츠 헤르만 글로스터'일 터!
  16. 네가 실책이라도 저지르면, 당장이라도 나를 왕좌에 올리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17. 아니, 그것도 네 소망이거든.
  18. 하지만…… 세습되지 않는 왕이란 건 재밌는 발상이군.
  19. 그렇지? 이런 발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가 왕에 어울린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20. 하지만, 또 원탁 회의로 결정해야 하는 건 지긋지긋해. 동맹 시절로 돌아가 버리니까.
  21. 호오? 그렇다면, 어떻게 정할 생각이지.
  22. 예를 들어, 그래…… 영내의 평민들에게 선택을 받는 건 어떨까?
  23. 그들은 자신을 가장 잘 지켜 줄 것 같은 녀석을 다음 왕으로 선택하겠지. 명안이지 않아?
  24. 그건 너무 황당무계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진심으로 말하는 건가?
  25. 뭐, 그런 방식이라면 영민에게 신뢰가 두터운 글로스터 가문이 압도적으로 유리하겠지만.
  26. 그건 소망이 아니라 사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왕을 뽑는 건 레스터 전역의 평민이 될 거야.
  27. 문제없다. 우리 가문이 선정을 베푼다는 건 포드라 전역에 널리 알려져 있을…… 테니까.
  28. ……아니다, 그 이야기는 지금은 됐고. 내가 너에게 전하고 싶었던 건, 그게 아니야.
  29. 이 연방국의 왕위는 아직 불안정하다. 신중히 움직여야 해. 그렇지 않으면 금방 붕괴할 거다.
  30. ……맞아. 근처 왕국이나 제국처럼 주의 가호를 받아 건국된 나라가 아니니까.
  31. 사람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진, 약한 왕이지. 네 말처럼 신중히 움직이도록 할게.
  32. ……고마워, 네가 곁에 있어 주는 한 내가 나답게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33. 착각하지 마라. 나는 그저, 이 나라가 실망에 빠지지 않길 바라는 것뿐이니.
  34. 그래,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나에게 불평해 줘. 부탁한다, 로렌츠.